동원그룹 지주회사인 동원산업이 16일 3290억원 규모의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기로 했다. 발행 주식 총수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동원산업은 이날 이사회에서 주주 환원 기조를 유지하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 1046만770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발행 주식의 22.5%에 해당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발행 주식의 20% 이상 한꺼번에 소각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소각 예정 금액은 전날 종가 기준 약 3289억원, 소각 기준일은 오는 5월 2일이다. 소각이 완료되면 발행 주식은 4648만2665주에서 3602만1895주로 감소한다.

자사주 소각은 시장에 유통되는 발행 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을 높이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보다 강력한 주주 환원책으로 평가된다. 자사주 소각 소식에 동원산업 주가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5.76% 상승한 3만9550원에 마감했다.

애초 동원산업은 작년 8월 발행 주식의 7% 규모인 자사주 350만 주를 소각한 뒤 잔여 자사주 전량을 5년 안에 분할 소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일정을 앞당겨 5월 일괄 소각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꿨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