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선인 이름 언급 없이 "여론 대변 못 해" 어조 낮춰
'현상 유지 신호' 주장 속 "민진당 다수당 지위 상실이 문제"
"대만 선거 결과, 세계 시장에 안도감…현지에는 우려"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진 대만 총통·입법위원 선거 결과는 세계 시장에는 안도감을 주고 현지 투자자들에게는 우려를 주고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또한 시장을 부양하는 데는 타협이 필요하게 됐다며 전문가들은 '현상 유지'라는 현 선거 결과가 시장에는 좋은 징조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4일 대만의 선거 결과는 대만과 중국 관계에 대한 세계의 우려를 완화할 수 있다며 다만 대만의 경제 정책 추진에는 저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친미·독립' 성향 민진당(DPP)으로서는 라이칭더 후보의 당선으로 대만 역사상 처음으로 3기 연속 집권을 이어가게 됐지만, 입법위원 선거(총선)에서는 과반을 잃어 경제 및 대중 정책이 복잡하게 됐다는 것이다.

중국은 선거 전만 해도 라이 후보를 분리주의자라거나 '하나부터 열까지 트러블메이커'라고 비난해왔으나 선거 후에는 라이 이름을 언급하지 않고 단지 이번 결과는 민진당이 '대만의 주류 여론을 대변할 수 없다'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어조를 낮췄다.

전문가들은 정책에 마비를 부를 것이라는 불안이 매도세를 부추겨 이번 주 대만 증시에 타격을 줄 것으로 봤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대만 증시는 최근 1년여 사이 25% 상승했다.

하지만 이번 결과는 중국에 대해 매파인 라이 후보가 대만의 공식적인 독립을 추진할 것을 두려워해 온 투자자들에게는 안도를 주기도 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투자은행 나티시스(Natixis)의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는 로이터에 시장의 반응이 부정적이라며 "허약한 대만 정부, 본토로부터의 많은 리스크, 입법부 통제권이 없는 데 따른 많은 내부 리스크 등을 지적했다.

하지만 라이 당선인의 균형 잡힌 승리 연설과 함께 의회 선거 결과가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은 이유일 수 있다며 "중국이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으면, 시장은 이번 결과는 큰 문제가 아니며 긍정적으로 여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BNY 멜론의 아시아 매크로 및 투자 전략 책임자인 아니다 미트라는 향후 수일간 대만 정치인들은 물론 대만의 중국과 미국 카운터파트가 비난을 주고받으며 열띤 정치적 수사와 단기적인 소란이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미즈호은행의 일본 이외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비슈누 바라탄은 "거시적, 지정학적 측면에서 볼 때 글로벌 차원의 큰 파급력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민진당이 다수당 지위를 잃은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집권 민진당이 승리해 대만 시장의 주요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면서 의회 내 정책에 대한 협력 필요성이 증대됐다고 전했다.

또 대만 증시와 대만달러는 이미 민진당의 총통선거 승리와 의회의 과반 상실이 시장에 반영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올스프링 인트린식 이머징 마케츠 에퀴티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게리 탄은 블룸버그에 "선거 결과는 대체로 현 상태가 유지된다는 신호"라며 "시장은 누가 의회 운영을 맡을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만 주식에 의미 있는 영향"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중국으로서는 정당들의 대표성이 더 균형이 잡히고 민진당이 본토와 더 많은 관계를 맺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점에서 어느 정도 위안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OCBC 은행의 외환 전략가 크리스토퍼 웡은 "대만을 누가 통치하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끝났지만, 양안 관계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리스크로 남아 있다"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