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깡패' 송파·서초도 공공분양…신혼부부 '신생아 특공' 노려야
올 공공분양 8곳 약 4000가구 사전청약
서초 성뒤마을, 송파창의혁신지구 관심
사통팔달에 학세권 … 분양가 만만찮을 듯
3기 신도시 본청약도 주목해 볼 만



'전용 59㎡ 7억7729만원, 84㎡ 10억8354만원.' 오는 22~25일 사전청약을 받는 8개 단지 중 공유일하게 '일반형 나눔'으로 공급되는 서울 대방 공공주택 A1블록의 추정분양가다. 주변 시세에 비하면 1억원 이상 저렴하고 지하철 1·7·9호선이 가까워 매수자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다.

올해 공공분양 사전청약이 다음 주 진행된다. 총 8곳에서 약 4000가구가 사전청약을 받는다. 일반형 '나눔'은 서울 대방 공공주택지구에서만 815가구가 나온다. '일반형'은 나중에 집을 팔 때 공공이 시세차익 일부를 떼어가지 않는 게 장점이다. 시세의 80% 이하로 분양가가 매겨진다.
시세의 70% 이하로 분양가가 낮은 대신 시세차익 30%를 공공이 나눠 갖는 '나눔형'은 서울 위례와 마곡지구, 경기 고양창릉·남양주왕숙2·수원당수 등 5곳에서 2277가구 공급된다. 최대 40년간 주택담보대출이 지원되고 의무 거주기간 이후에는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되팔 수도 있다. 서울 위례지구의 전용 59㎡ 추정분양가는 5억~6억원이며 나머지 나눔형은 3억원대다. 토지임대부 주택으로 나온 서울 마곡지구 16단지는 분양가가 3억5900만원, 토지 임대료가 월 58만원 수준이다.
서울 송파창의혁신 공공주택지구 설계 당선작 / 서울시 제공
서울 송파창의혁신 공공주택지구 설계 당선작 / 서울시 제공
올해 가장 주목받는 공공분양 사전청약 물량은 서울 서초 성뒤마을(211가구)과 송파창의혁신공공주택지구(1050가구)다. 서초 성뒤마을은 남부순환로와 북쪽으로 접한 곳으로 4호선 사당역과 가깝다. 남쪽으로는 우면산이 있고 서쪽으로는 사당역복합환승센터가 추진될 예정이다. 북쪽 남부순환로 건너편에는 방현초와 동덕여중·고가 있어 입지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초 작년 연말 사전청약 일정이 잡혀있었지만, 서울시가 지구단위계획을 일부 수정하면서 연기됐다. 계획 변경안 고시가 마무리되는 6월 전후로 사전청약이 진행될 전망이다.

송파창의혁신공공주택지구는 옛 성동구치소 용지에 1150가구 대단지로 조성된다. 1050가구는 분양, 100가구는 임대로 공급될 예정이다. 원래 용지 절반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하는 공공분양으로 공급하고, 나머지 절반은 민간에 토지를 매각해 민간분양 방식으로 추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작년 계획이 바뀌면서 SH공사가 모두 사업시행을 맡게 됐다. 지하철 3·5호선 오금역, 3호선 경찰병원역, 5호선 개롱역이 모두 가깝다. 남쪽으로 가동초와 가주초, 송파중이 인접해 있는 데다 오금로와 중대로 건너편으로는 오금공원과 송파경찰서가 있다.

분양가는 입지가 좋은 만큼 공공분양임에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남쪽 래미안파크팰리스 전용 59㎡가 12억5000만원, 전용 84㎡가 15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2027년 12월 준공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안에 사업승인계획을 내는 게 목표"라며 "이르면 연말, 아니면 내년 초쯤 청약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형과 나눔형, 선택형 물량 배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사전청약은 입주 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는 게 문제다. 토지수용에도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고, 땅을 만들어놨는데도 짓겠다는 건설사가 없어 토지매각이 늦어질 수도 있다. 실제로 고양창릉은 토지 보상이 거의 완료된 상태지만, 지가가 높아 건설사들이 입찰을 꺼리고 있다. 인기가 많은 서울 대방 A1지구의 입주 시점은 무려 2032년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본청약은 건설사가 땅을 사서 아파트를 짓고 있기 때문에 3~4년쯤 뒤 입주를 예상할 수 있다.
'입지 깡패' 송파·서초도 공공분양…신혼부부 '신생아 특공' 노려야
올해부터 주목해야 하는 건 '본청약'이다. 3기 신도시에 사전청약이 나오기 시작한 게 2021년 7월이다. 공공분양은 사전청약부터 받고 토지를 수용한 다음에 착공에 들어가는 순서다. 공사 중간에 본청약이 진행된다. 2년여가 지났기 때문에 속도가 빠른 곳은 슬슬 본청약이 나올 때가 됐다는 설명이다.

3기 신도시 중에 지금까지 제대로 부지조성공사를 하는 곳은 인천 계양지구 하나다. 남양주 왕숙지구는 작년말쯤 시작했고, 부천 대장과 하남 교산도 토지 보상을 마치고 조만간 부지조성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과천 주암지구는 이미 2022년에 착공해 올해 하반기 내 본청약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는 인천계양은 올해 상반기, 고양 창릉·하남 교산·남양주 왕숙은 하반기 안에 착공한다는 목표다.

신혼부부는 공공분양을 노리기엔 올해가 적기다. 오는 3월 '신생아 특공' 제도가 생기기 때문이다. 만 2살 이하 자녀가 있는 무주택 가구는 나눔형 35%, 선택형 30%, 일반형 2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게 된다. 반면 신생아가 없는 신혼부부나 청년은 3월 이후 특별공급 물량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부부가 2번 청약을 넣을 수 있게 되면서 굳이 혼인신고를 안 할 이유도 없어졌다.

중복 청약도 가능해졌다. 당첨자 발표일만 다르면 중복으로 넣을 수 있고, 발표일이 앞선 단지가 당첨으로 처리된다. 마곡·위례지구 당첨자 발표일이 이달 31일로 가장 빠르다. LH 물량은 보통 일반형과 나눔형, 선택형(3월 22일)의 당첨자 발표일이 다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