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만나면 절대 정숙하고 재빨리 몸 숨겨야
경남서 한해 포획 멧돼지 9천여마리…잇단 피해 발생에 '주의보'
최근 경남 거제시에서 멧돼지를 포획하는 엽사가 멧돼지 공격을 받아 숨지는 등 관련 사고가 잇따르면서 '멧돼지 주의보'가 발령됐다.

9일 야생생물관리협회 부산울산경남지부(이하 부울경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경남에서 포획된 멧돼지 수는 총 9천575마리다.

2021년 9천265마리, 2022년 9천105마리와 비교하면 최근 3년 새 가장 많다.

부울경지부는 멧돼지 개체 수 증가와 함께 포획 포상금 문화가 활성화하면서 포획된 멧돼지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한다.

통상 멧돼지는 교미 기간인 11∼1월 먹이를 구하거나 짝짓기를 위해 활동 범위가 늘어나는 편이다.

특히 수컷은 이 시기와 산란기(4∼5월)를 지난 즈음부터 짝을 쟁취하거나 새끼를 지키기 위해 전투력이 가장 강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 기간을 중심으로 멧돼지 출몰과 이에 따른 피해 사례도 자주 발생한다.

지난 6일 오후 3시 10분께 거제시 연초면 한 야산에서 동료 엽사들과 멧돼지 포획에 나선 60대 A씨가 멧돼지에게 왼쪽 대퇴부를 물려 과다출혈로 숨졌다.

당시 A씨는 멧돼지에게 5발의 총을 쐈지만 흥분한 채 달려든 멧돼지에게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멧돼지는 몸무게가 약 140㎏에 달하는 수컷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7월에는 의령군 한 논에서 일하던 60대 B씨가 산에서 내려온 멧돼지에게 양팔과 오른쪽 종아리를 물려 다치기도 했다.

경남서 한해 포획 멧돼지 9천여마리…잇단 피해 발생에 '주의보'
환경부가 배포한 야생 멧돼지 대처 요령에 따르면 멧돼지를 만났을 땐 절대 정숙하고 나무나 바위 등에 숨는 것이 중요하다.

등을 보이지 말고 흥분시킬 만한 행동도 삼가야 한다.

전문가들 역시 겨울철은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박도범 부울경지부 사무국장은 "성체인 수컷 멧돼지의 경우 흥분 상태에서는 엽사 총을 여러 발 맞아도 달려들어 피해를 줄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며 "요즘 시기는 짝을 뺏기지 않기 위해 더 난폭해져 멧돼지를 만났을 땐 재빨리 몸을 숨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