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장 공백 사태가 임박했다. 김진욱 공수처장의 임기가 오는 20일 끝나는데 윤석열 대통령에게 추천할 차기 처장 후보자조차 결정되지 않아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3개월여간 다섯 차례 회의를 열었음에도 지금까지 최종 추천 후보자 두 명을 선정하지 못했다. 후보군으로는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과 한상규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서민석·오동운·이천세·이태한·이혁·최창석 변호사 등 8명이 올라가 있다.

오 변호사가 최종 후보로 결정된 가운데 나머지 한 명을 정하는 논의가 길어지고 있다. 오 변호사 다음으로 지지를 많이 받는 김 부위원장이 또 다른 최종 후보가 될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후보 선정 요건인 위원 5명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하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추천위의 3~5차 회의에서 줄곧 4표를 얻었다.

추천위는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과 여야가 각각 추천한 위원 2명 등 7명으로 구성된다.

김 부위원장은 야당 추천 위원 2명과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의 반대로 최종 후보에 오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김 처장의 반대표가 추천위 내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는 김 부위원장이 2018년 김명수 당시 대법원장 체제의 사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인물이란 점을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추천위는 오는 10일 6차 회의를 열어 최종 후보 선정을 위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중도·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천대엽 대법관이 15일 새 법원행정처장으로 부임하는 것을 고려하면 이때는 최종 후보 두 명이 확정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렇더라도 윤 대통령의 지명과 국회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다음달은 돼야 새 공수처장이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