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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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형 액티브펀드의 과거 10년 누적수익률이 인덱스펀드의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 이후에는 수익률 격차가 더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0여년간 지속된 양적완화가 이 같은 현상을 낳았고, 올해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완화하면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출시된 설정액 10억원 이상 주식형 공모펀드 중 액티브펀드의 지난 10년 누적수익률은 평균 34.39%였다. 같은 기간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은 60.13%로 액티브펀드의 약 2배였다. 2014년 초 1억원을 투자하고 지난해까지 유지한 경우 액티브펀드에서는 3000만원 정도를 벌었지만 인덱스펀드에서는 6000만원을 벌 수 있었다는 얘기다.

두 펀드 간 누적수익률은 2014~2015년에는 액티브펀드가 인덱스펀드에 앞섰으나 이듬해 역전됐고, 이후에는 인덱스펀드 우위가 계속 유지됐다. 두 펀드 간 누적수익률 격차는 특히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양적완화 뒤 급격하게 확대됐다. 2014~2019년에는 인덱스펀드가 액티브펀드에 연평균 4.51%포인트 앞섰으나, 2020~2023년에는 연평균 23.64%포인트로 격차가 커졌다.
'저위험 저수익' 펀드 수익률이 2배라니…'반전 결과'
글로벌 금융위기 뒤 주요국 중앙은행이 여러 차례 양적완화 정책을 펴며 이 같은 '인덱스펀드 대세' 국면이 강화됐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양적완화로 인해 주가가 시장의 펀더멘털(경제성장률, 기업실적, 물가)보다 비펀더멘털(유동성, 시장 심리)에 더 밀착하게 됐고, 상대적으로 펀더멘털에 따른 개별 종목 주가 예측의 정확도는 낮아졌다는 것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양적완화로 유동성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고, 이에 따라 알파(시장 대비 초과수익)를 추종하는 액티브펀드보다 베타(변동성)를 관리하는 인덱스펀드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금리 인하에 따라 대형주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 또한 인덱스펀드가 수익률을 내는데 유리한 조건"이라고 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덱스펀드에 들어오는 자금이 많아지면 이 자금이 주가가 덜 오른 섹터에도 들어가 해당 섹터의 주가를 끌어올리게 되고, 결과적으로 전체 섹터의 주가가 키맞추기식으로 높아지는 상황이 연속적으로 발생한다"며 "이런 흐름이 인덱스펀드 우위를 앞으로도 이어지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