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수주 목표치를 작년 실적보다 38.6% 낮춰 잡았다. 글로벌 해운사의 선박 발주량이 급감하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수주 목표를 158억2800만달러(약 20조6000억원)로 설정했다고 3일 공시했다. 지난해 수주 추정치인 257억8500만달러보다 38.6% 적은 수치다. 계열사별로 HD현대중공업 95억2800만달러, 현대미포조선 31억달러, 현대삼호중공업 32억달러다. HD현대중공업은 특수선 수주를 올해 615.9% 늘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HD한국조선해양이 수주 목표를 낮춘 것은 글로벌 선사의 발주 규모가 2021년을 정점으로 쪼그라들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엔 총 2336척의 선박 건조가 발주됐고 2022년엔 1941척, 지난해엔 1593척으로 줄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수출입은행도 올해 전체 발주량이 작년보다 25%가량 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실제 수주량은 목표치를 웃돌 것이란 전망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HD한국조선해양은 수익성이 좋은 물량만 선별 수주하기 위해 목표치를 보수적으로 잡는다”며 “작년 수주액도 당초 목표보다 42% 많았다”고 말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매출 목표를 24조914억원으로 작년 추정치(21조9066억원)보다 10.0% 끌어올렸다. 배값이 많이 오른 2021년께 수주한 선박을 올해부터 줄줄이 글로벌 해운사들에 넘기기 때문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