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타임스 "'담대한 구상'은 김정은의 군사력 신념 강화 효과"
"北 김정은 변화 적응 능력 보여줘…핵실험은 中이 선 그어"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년간 변화하는 지정학적 현실에 적응하고 공격과 타협의 균형을 맞추는 능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더 타임스는 28일(현지시간) '김정은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을 생각하고 있다'는 제목 기사에서 "일반적으로는 북한을 변하지 않는 곳, 지금까지 살아남은 기괴한 냉전의 화석이라고 여긴다"며 이처럼 말했다.

더 타임스는 "김정은은 최근 몇 달간 고속 군사 발전의 길을 계속 걸으면서 러시아와 가까워지고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며 "심지어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비관용적이기로 악명 높은 나라에서 정치적 반대를 아주 조금 허용했다"고 설명했다.

더 타임스는 "가장 큰 도전은 보수 성향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후 한국 정부의 전략 변화였다"며 "윤 대통령과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동맹들은 북한 미사일 실험을 방관하지 않고 자신들의 힘을 보여주는 것으로 대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군사합의 폐기 등에 관해 "이 모든 것이 한반도의 긴장을 크게 고조시키고, 상대방이 공격한다고 가정하고 먼저 나서는 '계산착오'의 확률을 키웠다"며 "하지만 김정은에게 눈에 띄는 억제 효과를 내진 않았다"고 말했다.

더 타임스는 "윤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지원하는 것인데, 전체적 효과는 그저 군사력이 강할수록 안전하다는 김정은의 신념을 강화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 타임스는 "북한이 지난달 정찰 위성 발사에 성공했을 때 러시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다"며 "그 도움이 결정적이었는지, 북한이 상호 호의로 제공한 탄약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많은 차이를 가져올지는 분명치 않지만, 미국과 관계하는 시대는 영원히 끝났다는 상징성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더 타임스는 "김정은이 국내에서도 강경책을 펼치고 있긴 하지만 지금 북한은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 때와 다르다"며 "그는 한때 상상할 수 없던 변화를 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 예로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동생 김여정, 부인 리설주, 딸 김주애 등 강력한 여성들이 부각되는 점을 들었다.

더 타임스는 또 선거에서 반대표가 나온 것을 두고 "개혁이라고 보는 건 시기상조이지만 외부에 북한이 어떻게 보이는지 의식한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예상과 달리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하지 않은 일을 두고 "김정은이 직면한 제약은 그가 하지 않은 일에서 분명히 드러난다"며 "전문가들은 김정은에게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인 시진핑 국가주석의 압력 때문이라고 추정한다.

국경 폐쇄 권한을 가진 중국이 당분간은 넘을 수 없는 선을 그어놨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