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위고비’ 개발사 노보노디스크가 당뇨·비만치료제 생산을 늘리기 위해 아일랜드에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세계적으로 비만약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만큼 우선 생산시설을 확보한 뒤 출시국가도 점차 늘려가겠다는 전략이다.29일 미 제약전문매체 피어스파마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는 아일랜드 두블린에 약 14만7000㎡(약 4만4000평) 규모의 공장을 짓기 위해 관련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노보노디스크는구체적인 사안은 밝힐 수 없지만 신청서를 제출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이 공장을 짓는 시간은 약 18개월에서 24개월이 걸릴 예정이며 2026년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노보노디스크는 당뇨·비만치료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글로벌 생산시설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프랑스 샤르트르에 있는 공장의 생산규모를 늘리기 위해 21억유로(약 3조원)를 투자했다. 해당 공장 역시이르면 2026년 완공이 목표다.노보노디스크가 현재 위고비를 출시한 국가는 덴마크와 미국, 영국, 독일, 노르웨이 5곳이다. 내년 2월에는 아시아 중 최초로 일본에서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 위고비 수요가 생산능력을 크게 웃돌아 출시국가를 빠르게 늘리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수요-공급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생산시설 확충은 지속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노보노디스크뿐만이 아니다. 미국의 ‘당뇨 명가’ 일라이릴리도 기존 당뇨치료제를 지난달 비만치료제(젭바운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받으면서 생산시설을 늘리고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와 인디애나에 있는 공장을 확장하면서 지난해 대비 생산량을 두배 가량 늘릴 예정이다.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암젠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루마크라스’의 미국식품의약국(FDA) 정식 승인(full approval)을 거절했다. 루마크라스의 기존 신속승인(accelerated approval) 자격은 유지된다.암젠은 미국 FDA로부터 루마크라스의 품목허가 신청에 대한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루마크라스는 KRAS G12C를 표적하는 먹는(경구용) 약이다. 2021년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 FDA 신속승인을 받았다. 루마크라스는 루마크라스의 임상 3상을 근거로 지난 8월 정식 품목허가를 신청했다.34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3상에서 루마크라스는 대조약인 ‘도세탁셀’ 대비 1차 유효성 평가 지표인 무진행생존율(PFS)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2차 평가지표인 전체 생존율(OS)에서는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지난 10월 FDA 자문위원회는 임상 시험이 적절하게 통제되지 않았다며 10 대 2로 정식 허가에 반대했다. 자문위원회는 임상 대조군 참여자의 임상 참여 중단 비율이 높고 전체적으로 표본 수가 적다는 점을 지적했다. FDA는 자문위 의견을 받아들여 정식 승인을 거절했다. 신속승인 자격은 그대로 유지되는 만큼 판매할 수 있다. FDA는 루마크라스의 정식 승인을 위해 추가 연구를 요구했다. 늦어도 2028년까지 시판 후 요구조건(PMR)을 충족해야 한다. 암젠의 루마크라스 매출은 올해 3분기 누적 1억9900만 달러(약 257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 줄었다. KRAS는 세포의 성장과 분열을 돕는 역할의 단백질이다. KRAS 유전자 변이가 발생하면 암세포의 증식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RAS G12C 유전자 돌연변이는 전체 KRAS 돌연변이 중 약 14%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루마크라스의 신속승인 이후 KRAS 저해제 개발 경쟁은 치열해졌다. KRAS G12C 경쟁약물인 미라티테라퓨틱스의 ‘크라자티’(아다그라십)는 작년 12월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 FDA 품목허가를 받았다. 지난 10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는 최대 50억달러(약 6조 4650억원)에 미라티를 인수했다.지난달 아스트라제네카는 KRAS G12D 돌연변이를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UA022’를 중국 제약사 유시노바로부터 도입했다. G12D 돌연변이는 전체 KRAS 돌연변이 중 약 26%를 차지한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
아스트라제네카가 중국 세포치료제업체를 약 1조5000억원에 인수해 CAR-T(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 치료제 사업에 나선다. CAR-T 치료제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지금까지 제품을 내놓지 못한 사업영역이다. 이번 인수를 기반으로 세포치료제 분야 선두인 노바티스와 길리어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얀센을 추격할 전망이다.아스트라제네카는 26일(영국 시간) 중국 CAR-T 치료제 개발사 그라셀 바이오테크놀로지스를 인수하기 위한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금액은 최대 12억 달러(약 1조 5534억원)다.아스트라제네카는 그라셀에 선급금으로 10억 달러를 우선 지급하기로 했다. 그라셀의 미국 예탁 주식 최종 마감 가격인 6.19달러에 61.6%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조건에 따라 추가금을 지급할 경우 총 계약 규모는 12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이번 인수로 아스트라제네카는 혈액암의 주요 항원인 BCMA와 CD19을 표적하는 이중항체 기반 CAR-T 치료제 후보물질 ‘GC012F’를 확보하게 됐다. 이외에도 전신홍반루푸스(SLE)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 목적의 CAR-T 치료제 후보물질도 함께 인수했다.FasTCAR는 그라셀의 핵심 CAR-T 치료제 플랫폼 기술이다. 그라셀 측은 CAR-T 치료제의 제조시간을 단축하고, 이중 표적 CAR-T 치료제도 개발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GC012F를 만드는 데 이 플랫폼 기술이 쓰였다. 암 외에도 희귀 질환 치료에도 플랫폼 기술을 적용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FasTCAR는 현재 자가 세포치료제를 만드는 데 쓰이고 있다.아스트라제네카는 GC012F를 ‘베스트 인 클래스’로 개발해 BMS, 얀센이 쥐고 있는 세포치료제 시장을 침투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종양학 연구개발(R&D)부문 수잔 갤브레이스 수석 부사장은 “GS012F는 혈액암 환자들을 위한 잠재적인 베스트 인 클래스가 될 것”이라면서 “이번 인수로 CAR-T와 T세포 수용체 치료제(TCR-Ts)를 연구해온 아스트라제네카의 세포치료제 역량을 보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라셀은 아스트라제네카의 100% 자회사가 될 예정이며, 거래는 내년 1분기에 종료될 예정이다.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