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가 중국 세포치료제업체를 약 1조5000억원에 인수해 CAR-T(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 치료제 사업에 나선다. CAR-T 치료제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지금까지 제품을 내놓지 못한 사업영역이다. 이번 인수를 기반으로 세포치료제 분야 선두인 노바티스와 길리어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얀센을 추격할 전망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6일(영국 시간) 중국 CAR-T 치료제 개발사 그라셀 바이오테크놀로지스를 인수하기 위한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금액은 최대 12억 달러(약 1조 5534억원)다.

아스트라제네카는 그라셀에 선급금으로 10억 달러를 우선 지급하기로 했다. 그라셀의 미국 예탁 주식 최종 마감 가격인 6.19달러에 61.6%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조건에 따라 추가금을 지급할 경우 총 계약 규모는 12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

이번 인수로 아스트라제네카는 혈액암의 주요 항원인 BCMA와 CD19을 표적하는 이중항체 기반 CAR-T 치료제 후보물질 ‘GC012F’를 확보하게 됐다. 이외에도 전신홍반루푸스(SLE)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 목적의 CAR-T 치료제 후보물질도 함께 인수했다.

FasTCAR는 그라셀의 핵심 CAR-T 치료제 플랫폼 기술이다. 그라셀 측은 CAR-T 치료제의 제조시간을 단축하고, 이중 표적 CAR-T 치료제도 개발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GC012F를 만드는 데 이 플랫폼 기술이 쓰였다. 암 외에도 희귀 질환 치료에도 플랫폼 기술을 적용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FasTCAR는 현재 자가 세포치료제를 만드는 데 쓰이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GC012F를 ‘베스트 인 클래스’로 개발해 BMS, 얀센이 쥐고 있는 세포치료제 시장을 침투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종양학 연구개발(R&D)부문 수잔 갤브레이스 수석 부사장은 “GS012F는 혈액암 환자들을 위한 잠재적인 베스트 인 클래스가 될 것”이라면서 “이번 인수로 CAR-T와 T세포 수용체 치료제(TCR-Ts)를 연구해온 아스트라제네카의 세포치료제 역량을 보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라셀은 아스트라제네카의 100% 자회사가 될 예정이며, 거래는 내년 1분기에 종료될 예정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