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외국인이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고강도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다. 월초 이후 현물 주식은 '반도체 투톱'을 제외하고도 6000억원어치 이상 사들였고, 선물은 사상 최대 순매수액을 기록 중이다. 코스피지수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전날(27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370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1조4901억원), SK하이닉스(2542억원) 순매수액을 제외하고도 6259억원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집계된다. 지난 1월(유가증권시장 +6조3695억원, 반도체 투톱 제외 +3조5151억원) 이후 가장 많은 금액을 사들였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의 선물 순매수액이 사상 최대다. 이달 1~27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선물 5만6421계약을 순매수, 금액 기준으로 4조8706억원어치를 사들여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현물 가격이 선물보다 높은 백워데이션 상태라면 주가 상승 기대가 없어도 선물을 매수할 수 있지만, 최근 증시는 그 반대인 콘탱고 상태다. 이달 초부터 27일까지 코스피200 선·현물 가격차를 보면 18거래일 중 백워데이션은 4일에 불과했고, 나머지 14일은 콘탱고였다. 이날 시장베이시스(선물가격-현물가격)는 3.44로, 2011년 4월 20일 3.81 이후 가장 높았다. 시장베이시스가 크다는 건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뜻이다.
이달 '코스피 선물' 사상 최대치 쓸어담은 외국인
미국 중앙은행(Fed)이 곧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런 흐름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미국 단기국채 선물에는 이미 내년 3월에 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돼 있다. 최근으로 올수록 이런 기대감은 더 강해지는 분위기다. 지난 5일에는 시장이 예측하는 미국 기준금리 수준이 내년 3월·5월 모두 5.25%였다. 그러나 지난 20일 기준으로는 내년 3월 5.25%, 5월 5.0%로 5월에 한 차례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Fed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이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만약 기대에 어긋나면 순매수가 강했던 만큼 후폭풍도 만만찮을 수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단기국채 트레이더들이 올 하반기 미국 기준금리가 3.75%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는데 실제로 이런 전망은 크게 빗나갔고, 그 결과 올해 증시가 큰 조정을 받았다"며 "이번에도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