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가격 두배 '금값'…전반적 어획량 감소 추세에 고수온 등 영향 추정
'겨울 진객 대구 돌아왔지만'…어획량 감소에 어민·상인 '울상'
겨울철 진객으로 불리는 대구가 남해 앞바다에 돌아왔다.

올해는 여느 해보다 물량이 적어 특히 더 귀한 존재가 됐다.

최저 기온이 영하 5도를 기록한 21일 오전 거제시 장목면 거제수협 외포 위판장.
예년 같으면 대구가 두 마리씩 담긴 나무 궤짝이 위판장을 가득 채웠어야 하지만 이날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아귀와 광어 등 어종 사이로 운 좋게 가끔 보일 정도였다.

겨울철 대표 생선이면서 진객이라고 불리는 이름값이 무색할 정도였다.

실제로 이날 경매에 올라온 대구는 18마리에 그쳤다.

지난해 이맘때쯤 100마리 넘게 올라왔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약 10∼20% 수준에 불과하다.

현장에서 만난 한 어민은 "오늘뿐만 아니라 올해 전체적으로 대구가 거의 실종된 수준이다"며 "다음 주부터 좀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는 하지만 그때도 지금과 같으면 올해는 사실상 흉년이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겨울 진객 대구 돌아왔지만'…어획량 감소에 어민·상인 '울상'
이처럼 물량이 귀해진 탓에 몸값은 금값이 됐다.

이날 길이 50∼70㎝짜리 1마리당 가격은 10만원을 웃돌았다.

높게는 13만원 선에도 팔렸다.

예년과 비교하면 약 두 배가 오른 값이다.

이 때문에 지난 16∼17일까지 열린 거제 대구수산물축제도 타격을 입었다.

대구가 없다 보니 다른 생선들을 준비해 행사를 치렀을 정도다.

축제위원장인 반한일 거제대구호망협회장은 "통상 윤달이 든 해에는 대구가 다소 늦게 잡히는 경향이 있다"며 "대구가 좀 더 풍성했으면 행사장을 찾아오신 분들과 상인들 모두 좋았을 건데 물량이 없었던 게 좀 아쉬웠다"고 말했다.

업계는 고수온이 대구잡이 초반 물량 감소로 이어진 원인 중 하나일 것으로 본다.

대구는 보통 날씨가 추워지는 11월 말부터 12월 초 사이 산란을 위해 남해안 진해만으로 회귀한다.

거제시 장목면 외포항은 진해만 대구가 모이는 집산지 중 한 곳이다.

수온이 낮은 물에 적응하는 대표적인 한류성 어종인 대구는 날씨가 추울수록 진가를 발휘한다.

하지만 지난주 기온이 평년보다 따뜻했던 영향 등 전반적인 기후 변화와 맞물리면서 물량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남수산자원연구소 관계자는 "대구 자원 자체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 속에서 동해안과 남해안 수온이 상승하다 보니 그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며 "내년 1월까지의 물량 통계를 종합해봐야 좀 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겨울 진객 대구 돌아왔지만'…어획량 감소에 어민·상인 '울상'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