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국회 국민의힘 당 대표실 앞 모습. 김기현 대표는 장제원 의원 총선 불출마 선언 이후 공식 일정 없이 지내고 있다./김병언 기자
13일 오전 국회 국민의힘 당 대표실 앞 모습. 김기현 대표는 장제원 의원 총선 불출마 선언 이후 공식 일정 없이 지내고 있다./김병언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이틀째 공개 일정 없이 잠행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 대표의 거취와 관련 말을 아끼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가 이르면 하루 이틀 사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의 거취에 대해 "질문에 답을 드릴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며 "김 대표가 여러 고민을 하고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만희 사무총장도 "중요 일정 관련해서는 (김 대표와) 서로 소통하고 있다"면서도 "일정 외에 특별한 사안을 가지고 연락하진 않는다"고 했다.

이 총장은 "당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각자의 의견을 말하고 있는데 지금은 대표의 여러 생각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누가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했다고 하더라도 (입장을) 말하긴 곤란하다. 차분하게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한 '한동훈·원희룡 비대위'설에 대해서는 "당 지도부에서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의원들이 각자 개인 의견을 말한 것 같다"고 일축했다.

한편, 김 대표는 전날 모든 일정을 취소한 뒤 두문불출하고 있다. 주위에 "이틀 동안 국회를 떠나있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전날 자택에도 귀가하지 않고 모처에 머무른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5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만큼, 14일 최고위원회의 전까지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가 '대표직 용퇴'와 '울산 불출마'를 두고 고심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표직을 유지하며 울산 지역구 불출마 선언을 하거나, 대표직을 사퇴한 후 울산 지역구에 그대로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 대표의 결단이 늦어지면 대표직 사퇴와 불출마 선언을 동시에 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준석 전 대표는 KBS 라디오에 출연해 "총선 불출마와 대표직 사퇴를 따로 놓고 가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