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프리즈 서울에 관심 이어져·단색화 거장 박서보 별세

2023년 미술 시장은 고금리 등 경제 상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으면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한국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대규모 전시가 미국을 중심으로 잇따라 열리며 이른바 'K아트'도 주목받았다.

2년차였던 국제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에는 국내외 미술계의 많은 관심이 쏠렸다.

국립현대미술관을 이끌던 윤범모 관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4월 중도 퇴임했고 10월에는 한국 단색화의 대표 작가였던 박서보가 별세했다.

[2023 미술계] 미술시장 부진…한국 미술 해외 전시 활발
◇ 부진했던 미술 시장…조정기에서 침체기로
전 세계적인 미술 시장 조정 분위기 속에 국내 미술 시장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양대 경매사인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의 낙찰 총액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각각 약 64%, 약 39% 감소했다.

3분기에도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의 낙찰총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6%, 약 14% 줄어드는 등 조정기에서 침체기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수년간 호황을 누렸던 아트페어도 시장 침체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국내 아트페어 시장 규모는 2021년 1천889억원에서 지난해 3천20억원으로 급증하며 미술시장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아트페어들은 그동안 경쟁적으로 실적을 발표했지만 올해는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2023 미술계] 미술시장 부진…한국 미술 해외 전시 활발
◇ 한국 미술 해외 전시 활발…미국 곳곳 대규모 전시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대규모 한국 미술 전시가 잇따라 열린 한해였다.

주제도 실험미술부터 사진, 1989년 이후 현대미술까지 다양해졌다.

미국 뉴욕의 솔로몬 R.구겐하임미술관에서는 9월 '한국 실험미술 1960-1970년대' 전시가 시작됐다.

국립현대미술관과 구겐하임미술관이 공동 기획해 60-70년대 한국 실험미술 작가 29명을 소개하는 전시다.

뉴욕을 대표하는 또 다른 미술관인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올해 한국실 개관 25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를 시작했다.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는 올해 한국미술 담당 큐레이터가 영구직으로 설치되기도 했다.

미국의 주요 미술관 중 한 곳인 필라델피아 미술관에서는 '1989년 이후 한국 미술'을 주제로 한 전시를 10월 개막했다.

한국계 미국 작가와 한국 작가 28명이 참여한 전시다.

이밖에 샌디에이고미술관에서는 첫 한국미술 주제 기획전으로 '생의 찬미'전을 열고 미국 관객들을 맞았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이불 작가에게 미술관 외관에 설치할 조각 작품을 의뢰하기도 했다.

매년 유명 현대미술 작가들의 조각 작품으로 건물 외관을 장식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한국 작가에게 작품을 의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3 미술계] 미술시장 부진…한국 미술 해외 전시 활발
◇ 2년차 프리즈 서울 관심 계속…단색화 거장 박서보 별세
2022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개최된 국제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프리즈 서울 자체는 첫해보다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치러졌지만 이 기간 서울을 중심으로 국내 미술계가 들썩였다.

특히 프리즈 기간을 전후해 한국을 찾은 해외 미술계 인사들을 겨냥해 올해 굵직한 전시와 행사가 이 기간에 집중됐다.

유명 작가들의 개인전이 프리즈 기간을 전후해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열렸고 국내에 진출한 해외 화랑들도 대표 소속 작가들의 개인전을 앞다퉈 선보였다.

영국계 대형 화랑인 화이트큐브는 프리즈 기간에 맞춰 서울 지점을 내고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프리즈와 공동 개최된 국내 최대 규모 아트페어인 키아프에도 8만여명이 방문하며 관심이 이어졌다.

미술계 인사 중에서는 10월 한국 단색화를 대표하는 박서보 작가가 9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지난해 2월 연임에 성공했지만 올해 4월 사의를 표명하고 중도 퇴임했다.

후임으로는 김성희 전 홍익대 미술대학원 교수가 9월 취임했다.

[2023 미술계] 미술시장 부진…한국 미술 해외 전시 활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