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의대의 합격선이 423~434점으로 예상됐다. 지난해보다 8~17점 높아진 점수다. 지난달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역대급으로 어렵게 출제돼 표준점수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8일 수능 성적표가 배부된 가운데 입시업계는 올해 서울대 의대 지원 가능 점수로 428~434점을 예상했다. 지난해 417점에서 11~17점 올랐다. 연세대 의대(426~431점), 고려대 의대(423~428점)도 지난해보다 각각 10~15점, 8~13점가량 높아질 전망이다.

인문계열에서 서울대 경영대에 지원 가능한 점수는 403~410점으로 예측됐다. 연세대 경영과 고려대 경영 395~402점, 이화여대 초등교육 392점 등이다. 이 역시 지난해보다 10점 안팎 오른 점수다.

킬러문항 배제 원칙 속에서 치러진 올해 수능은 국어, 영어, 수학 모두 어려운 불수능이었다. 이에 개인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표준점수가 상승했다. 그만큼 합격 점수도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선택과목 간 점수 차도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단 한 명 나온 만점자와 표준점수 수석이 다른 것도 이 때문이다. 먼저 과탐Ⅱ를 선택한 학생과 과탐Ⅰ을 선택한 학생 간 표준점수 차이는 12점에 달했다. 유일한 만점자인 유리아 학생(용인외고)은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을 선택해 표준점수 435점을 받았다. 표준점수 수석인 이동건 학생(대구 경신고)은 화학Ⅱ, 생명과학Ⅱ를 선택해 생명과학Ⅱ에서 한 문제를 틀린 것으로 알려졌다. 표준점수는 449점이다. 통합수능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선택과목 간 점수 차이가 만점자와 표준점수 수석의 차이를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수학에서도 선택과목 간 점수 차가 11점으로 벌어지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자연계 학생과 인문계 학생의 유불리가 크게 갈리게 됐다. 자연계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미적분(148점), 기하(142점)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인문계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확률과통계(137점)보다 높기 때문이다.

일명 이과생의 ‘문과 침공’ 현상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학이 자연계열에 대폭 유리해진 상황에서, 국어에서 어려운 선택과목인 언어와매체를 선택한 학생 중 자연계가 62.6%에 달하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번 수능도 자연계 학생들이 표준점수에서 유리하다”며 “자연계 학생들의 인문계 교차지원이 늘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