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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외곽 동탄역 아파트가 GTX 중심 서울역 아파트 매매가를 역전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9월 말께 쏟아진 뉴스 제목이다. 역전한 아파트는 동탄역 롯데캐슬(주상복합), 역전당한 아파트는 서울역센트럴자이가 주로 언급된다. 실제로 전용 84㎡가 지난 10월 각각 16억2000만원, 16억원을 기록하면서 동탄역과 서울역의 시세가 뒤집히는 그림이 그려졌다. 근처에 있는 마포구 아현동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지난달 27일 18억원, 같은 도심권인 종로구 홍파동의 경희궁자이 2단지는 지난달 19억2000만원으로, 서울역센트럴자이보다 시세가 높게 형성되고 있다.
전용 84㎡ 15~16억…거래는 꾸준
서울역센트럴자이 시세를 보다보면 이상한 게 눈에 띈다. 같은 전용 84㎡에 동·호수 배치에 별 차이가 없는데도 시세가 15억원에서 16억5000만원까지 1억 이상 벌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인근 상가 A공인중개사는 "정리되지 않은 조합 분담금, 개방형 발코니, 세대구분형 평면 등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세는 전용 84㎡의 경우 연초부터 15~16억원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용 59㎡은 지난 7월부터 12억원 후반대에서 머무르고 있다. 인근 B 공인중개 대표는 "지난달 들어서도 타 지역과 달리 꾸준히 거래량이 나타나고 있다"며 "매물도 나오는대로 소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역센트럴자이는 서울역 인근의 몇 없는 역세권 대단지다. 2010년 이후 지어진 1000가구 이상 대단지로는 유일하다. 공항철도와 지하철 1·4호선·경의중앙선이 지나는 서울역, 2·5호선이 지나는 충정로역이 모두 도보권이다. 북쪽의 충정로역까지 갈 땐 정문에서 바로 이어지는 손기정 체육공원을 가로질러 중림동 삼성래미안 아파트 옆길을 지나가면 경사 없이 10분 안에 갈 수 있다. 여의도도 멀지 않다. 단지 앞 버스정류장에서 463번을 타면 국회의사당까지 30분 안으로 한 번에 갈 수 있다. 신안산선이 서울역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여의도 출퇴근도 쉬워진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와 B 노선이 연결되며 수도권 이동도 쉽고, KTX가 이용 가능한 만큼 정부세종청사도 출퇴근 가능 거리다.월세 놓을 수 있는 세대구분형 가구, 개방형 발코니 갖춰
단지는 전용 59~84㎡으로만 구성됐다는 게 특징이다. 전용 59㎡과 72㎡의 가구수가 전체 1341가구 중에 639가구로 비중이 큰 편이다. 조합원이 평형 신청 때 전용 59㎡을 선호하다보니 도로변 앞동인 101~105동에 전용 59㎡가 모두 들어가고, 84㎡는 뒷동으로 배치됐다. 특이한 건 '세대구분형' 가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84㎡E타입(46가구)은 현관이 따로 마련된 원룸 크기 방을 월세로 줄 수 있는 구조다. 이 원룸도 개방형발코니와 욕실, 작은 침대를 둘 수 있는 침실과 부엌이 설치돼 있다. 113동은 앞에 카페나 정원처럼 꾸밀 수 있는 테라스를 갖췄다. 단지의 경사가 크지만 대부분의 단지와 층에서 남산 조망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단지부터 남산까지 아직 재개발이 안 된 구역이 많은 데다 서울시가 건축물 높이를 엄격하게 통제해 가장 앞동인 101동 2층부터 시야가 트여 있기 때문이다. 2017년 준공된 준신축인 만큼 골프장, 피트니스센터 등을 갖춘 '자이안센터(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서있다. 입주민 카페도 있고, 단지 구석구석을 살펴볼 수 있는 조경도 새 아파트 단지 못지 않다. 주차대수는 가구당 1.15대에 불과하다. 단지에 봉래초, 소의초와 환일중·고가 붙어있다. 특히 봉래초는 서울역센트럴자이 정문 앞에 있다. 다만 학원가가 없고 학업성취도가 낮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준공 7년째 해산 안한 조합은 문제
이 단지는 몇 차례 이슈가 있었다. 지난 3월 불거진 필로티 기둥 균열 사고다. 당시 필로티 기둥의 겉면 대리석이 떨어져나가고 내부 콘크리트가 붕괴되면서 철근까지 휘었다. 건물 하중을 받는 내력벽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서울시가 전체 12개동을 대상으로 정밀안전진단에 나서 필로티 기둥이 파손된 동을 포함해 안전상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임대가구(228가구)를 115동 한 곳에 몰아넣고 출입구와 지하주차장을 따로 만들어 놓은 점도 특이하다는 평가다. 준공한 지 7년이 지났지만 여태 해산되지 않은 조합이 문제로 꼽힌다. 서울역센트럴자이는 2005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돼 2017년 준공인가까지 마친 '만리2구역'을 재개발한 곳이다. 서울역 서부권의 낙후 지역을 이루던 중림동, 서계동, 청파동, 만리동의 한 축을 이루는 구역이었다. 2014~2017년 입주한 마포래미안푸르지오, 공덕자이 등 아현동 일대 단지와 경희궁자이와 비슷한 시기에 분양되며 '미분양'을 겪기도 했다. 당시 일반분양으로 418가구가 배정됐고, 지난 2017년 8월 준공됐다. 하지만 관리처분변경인가는 여러 차례 조합 집행부가 바뀌면서 소송에 제기된 끝에 2021년 11월에서야 승인되며 이전 고시가 떨어졌다. 지난해 1월 등기 이전이 완료됐다. 이전 고시가 있어야 소유권 이전 등기가 가능하다. 입주 4년 만에 비로소 '집주인'이 됐다는 뜻이다. 분양계약자들은 그 기간동안 집을 팔 수 없었고 재산권 행사가 제한됐다는 이유로 1인당 1000만원의 배상을 조합 측에 요구했다. 지난 10월 1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조합 과실이 50% 인정됐다. 2021년까지 관리처분변경인가도 늦어지면서 시공사인 GS건설에 지급해야 할 공사비 규모도 커졌다. 지금까지도 조합원 물건을 매수한 사람이 1000만원 안팎의 분담금을 내야하는 이유다. 인근 C 공인중개 대표는 "아직 가구별 분담금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다"며 "곧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인근 청파·서계동 신통기획 추진…주거환경 개설될 듯
단지 주변은 재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어 주거환경이 개선될 전망이다. 단지 남쪽에 아직 노후화된 빌라촌으로 남아있는 청파동과 서계동은 서울시 재개발 패스트트랙인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청파동1가 89-18일대, 공덕동 11-24일대와 115-97일대 등 총 3개 구역에 4100가구 내외 아파트 단지가 공급될 전망이다. 이들 단지를 가로지르는 선형공원과 공공보행로도 계획돼있다. 서울역센트럴자이 북쪽에 인접한 아현1구역은 공공재개발 대상지로 선정돼 사전기획 단계다.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