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딸 13년간 성폭행한 계부 법정서 "혐의 인정"
미성년자인 의붓딸을 성인이 된 이후까지 13년간 성폭행한 계부가 법정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50대 고모 씨의 변호인은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정진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고씨의 성폭력 처벌법(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 및 아동복지법(상습 음행 강요·매개·성희롱) 위반 혐의 사건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검사가 제출한 모든 증거를 채택하는 데에도 동의한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고씨에게 "피고인의 의견도 변호인과 동일한가"라 묻자 고씨는 "동일하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증거 조사를 위해 이달 21일 공판을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

고씨는 의붓딸이 만 12세이던 2008년부터 성인이 된 2020년까지 13년간 2천90여회에 걸쳐 성폭행하고 상습적으로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지난달 구속기소됐다.

그는 한국에서 처음 의붓딸을 강제 추행했고, 가족이 다 함께 뉴질랜드로 이민을 간 후에도 계속해서 범행을 저지르면서 성 착취물을 제작하기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고씨가 미성년자인 피해자를 장기간에 걸쳐 심리적으로 지배해 항거 불능 상태로 만든 뒤 성적으로 착취하는 소위 '그루밍'(길들이기) 수법을 썼다고 판단했다.

뒤늦게 계부의 행위가 범죄라는 사실을 인지한 의붓딸이 뉴질랜드 경찰에 신고했으나 고씨는 한국으로 도주했다.

한국 경찰이 피해자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에 나섰고 지난 10월 충남 천안에서 고씨를 붙잡아 이틀 뒤 구속했다.

고씨의 범행 사실을 알게 된 친모는 충격에 빠져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