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밀도·체성분 진단기기 전문회사에서 퇴사한 뒤 곧바로 창업해 핵심기술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A사 대표와 직원에게 2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수원지방법원 제7형사부(김병수 부장판사)는 지난 11월 30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의료기기업체 A사의 대표 B씨와 전직 연구원 C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누설 등) 혐의를 받는 A사에 대해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1심에선 유출한 소스코드가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하지 않고 고소측 제출 자료의 변조 가능성이 의심된다며 무죄가 나왔다. 하지만 2심에선 유출된 소스코드가 영업상 주요한 자산이며 제출 자료의 변조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인정 받았다. D사는 이 사건을 2017년 경찰에 고발했고 경찰은 A사에 대해 압수수색도 진행됐다.2심 재판부는 “피고인 B씨는 A사의 대표이사로서, 피고인 C씨는 A사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 짧은 시간 안에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기 위해 피해회사의 소스코드를 이용하기로 공모했다”면서, “피고인들이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을 사용했다”고 밝혔다.판결문에 따르면 D사에서는 40여 명의 연구원들이 10여 년간 인체용 체성분 분석기를 개발한 반면, A사에서는 설립 후 불과 5개월 만에 단 2명의 직원만으로 동물용 체성분 분석기를 개발·출시했다.재판부는 또한 “피고인들은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범행에 대해 진지하게 반성하거나 뉘우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의 가치를 폄하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유출된 피해회사의 소스코드 파일은 피해회사가 경험과 노력으로 축적한 결과물로서 그 활용의 방법 및 정도에 따라 피해회사에게 상당한 손해가 있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D사는 2000년 설립돼 20여 년간 골밀도 진단기 ‘한 우물’을 판 세계 3대 골밀도 진단기 제조회사다. 전세계에 골밀도 진단기를 수출해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세계 최대 여성질환 전문 의료기기업체인 홀로직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D사의 핵심기술은 수십억 원의 정부지원 사업비 및 100억 원 규모의 자체 연구비를 통해 10여년 간의 연구개발을 거쳐 2013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2018년에는 '산업기술유출방지보호에관한법률' 제5조에 따른 첨단 산업기술에 선정된 바 있다. D사 대표는 모 대학 전자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던 1999년, 고(故) 이민화 메디슨 회장 요청으로 골밀도 진단기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KAIST 대학원 선후배이던 두 사람은 당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골밀도 진단기를 국산화하기로 의기투합했다. 2009년 기존 초음파 방식보다 정밀도를 높인 X선 방식(덱사) 골밀도 진단기를 국내 처음 출시했고 2015년엔 체성분 분석까지 가능한 전신형 골밀도 진단기를 선보였다. D사측은 "이번 재판 결과에 따라 A사에 대해 민형사상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엑세스바이오의 자회사인 웰스바이오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A·B형 독감 바이러스를 동시 진단할 수 있는 키트 ‘careUS COVID/Flu A&B Antigen Combo’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국내 허가를 받았다고 13일 밝혔다. 이번에 허가받은 콤보키트는 호흡기 감염증이 의심되는 환자로부터 채취한 비인두면봉 검체에서 코로나19, 인플루엔자 A·B형 항원을 검출해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체외진단 의료기기다. 기존 제품은 서로 다른 두 개의 키트를 사용했지만, 이 제품은 하나로 코로나19 및 A·B형 독감 감염 여부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하나의 면봉으로 한 번에 검체를 채취해 모든 검사를 수행해 사용성이 우수하고 환자 부담이 적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검사 결과는 15분 이내에 빠르게 확인할 수 있고, 높은 민감도를 위한 설계로 우수한 임상적 성능을 검증했다고 회사는 전했다. 검사 결과는 다양한 밴드 색상으로 차별화해 나타나, 검사자의 손쉬운 판독을 돕는다. 웰스바이오는 팜젠사이언스와 국내 공급 계약을 맺고, 팜젠사이언스의 국내 영업망을 통해 다수 의료기관에 공급할 예정이다.웰스바이오 관계자는 “코로나19 관련 신종 변이 바이러스의 지속적인 출현과 더불어 독감 유행주의보까지 발령되면서 국가 방역 차원에서의 위기감이 다시금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웰스바이오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우수한 성능의 진단키트를 다수 공급해 국내 방역 체계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겠다”고 했다. 한편 웰스바이오는 팜젠사이언스를 최대주주로 둔 엑세스바이오의 자회사다. 차세대 체외진단 제품 개발을 목적으로 2013년에 설립됐다.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
비엘팜텍의 자회사인 비엘사이언스는 높은 정확도를 가진 ‘인공지능(AI) 세포핵 진단 딥러닝 모델’ 개발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개발은 고재필 금오공대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진행됐다. 공동연구팀은 지난 9월 ‘조직, 세포병리 진단에서 AI를 활용한 암 진단 솔루션 공동개발’ 계약을 맺었다. 공동연구팀은 고 교수가 개발한 딥러닝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세포핵 이미지 분리 기술’을 개발했고, 최근까지 프로그램 성능 향상(업그레이드) 등 딥러닝 모델 개선을 진행해 왔다. 이를 통해 90%에 육박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확도를 가진 진단 프로그램의 원천기술을 확보했다고 비엘사이언스는 설명했다.세포핵에는 개인별 유전정보가 담겨있다. 이에 특정 질환 유무에 따른 세포핵의 차이를 분석하면 질환의 발병 정도, 최적의 치료법, 예후 등에 대한 신뢰성 높은 정보 제공이 가능하다. 그러나 인종, 유전적, 연령별, 성별, 질환별 등 개인 간 세포 차이가 커, 이를 객관화된 데이터로 활용하기가 매우 어렵다. 또 전체 세포 이미지에서 세포핵 이미지를 분리해 내는 과정이 핵심이다.공동연구팀은 다양한 세포간 차이를 표준화하고, 객관화시킨 AI 이미지 분석 기술을 개발해 세포에서 핵을 정확하게 구분하는 세포핵 분할 딥러닝 모델을 개발했다. 비엘사이언스는 직접 확보한 15만례 이상의 질환 및 정상인 세포 이미지를 활용해 프로그램의 정확성 및 신뢰성을 높이는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완료했다.비엘사이언스 관계자는 “세포 전체 이미지에서 세포핵 이미지를 분리해 내는 정확도가 핵심”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AI 세포핵 분할 딥러닝 모델은 정확도가 90%에 육박해,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프로그램이 80% 초반대인 것을 웃도는 결과를 얻었다”고 했다.이어 “해당 모델 및 관련 원천기술은 현재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라며 “내년에 열리는 AI 세계학회에서 연구성과를 공개하고 상업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덧붙였다.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