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민주당 추진 법안 구체화 필요' 지적도
野, 횡재세 토론회…"국회가 기금 대상·규모 제도화"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한 이른바 '횡재세' 법안을 추진 중인 더불어민주당이 24일 전문가와 함께 토론회를 열어 횡재세 도입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토론회는 금융회사가 고금리 덕에 벌어들인 초과 이익의 일부를 부담금의 형태로 정부가 환수하게 하는 '횡재세'를 두고 나오는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반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미 금융회사가 지난 5년간 평균 순이자수익의 120%를 초과하는 순이자수익을 얻었을 때 해당 초과 이익의 4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상생금융 기여금'을 내게 하는 횡재세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질타에 은행권이 구상 중인 상생금융 방안은 금융사의 초과 이윤을 환수하는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부의장은 "상생금융은 새로운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고금리 피해자에 대한 지원책이 될 수 없다"며 "남은 방법은 기금을 조성하는 건데, 사회적 논의를 거쳐 국회가 기금 조성 대상과 규모 지정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금융당국이나 정부·여당이 취하는 방법은 '자발'이란 이름하에 사실상 강요"라고 비판했다.

이개호 정책위의장은 "정부·여당은 우리 당이 추진하는 한국형 금융 횡재세에 적극적으로 동참해달라"며 "지금은 금융 당국이 필요에 따라 시중은행의 팔을 비트는 급조된 강압적 정책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금융정책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대체로 민주당의 횡재세 도입 추진을 지지했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교수는 '횡재세는 시장논리에 반한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금융 분야에 대한 과세나 부담금 부과는 캐나다, 영국도 한다"며 "그 나라들이 시장 논리를 어긴다고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횡재세 도입을 위해서는 민주당이 추진 중인 법안을 좀 더 다듬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현동 배재대 교수는 "기여금을 거두는 부담금 형식이 맞는다"면서도 "5년 평균 120%를 넘는 순이자수익 중 최대 40% 이내로 기여금을 부과하되 구체적 수치는 대통령령으로 정하게 했는데, 그것을 0%로 하면 법이 형해화된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