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5일 하루 동안 2% 넘게 오르며 2500선에 근접했다. 미국발 금리 인상이 끝날 것이란 기대에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외국인과 기관이 반도체와 자동차를 쌍끌이 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기관·외국인 1.6조 매수

큰손, 삼성전자 폭풍 매수…코스피 2500 눈앞
15일 코스피지수는 2.2% 오른 2486.67에 거래를 마쳤다. 직전 고점인 2500선을 거의 회복했다. 코스닥지수도 1.91% 상승한 809.36에 마감했다. 전날 나온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밑돈 것이 호재였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생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기대가 한층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관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1조915억원, 5471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1조6386억원으로 2020년 11월 11일(1조6968억원) 후 3년 만의 최대 규모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595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 밑으로 떨어지며 약세로 전환한 것이 외국인을 끌어들였다는 분석이다.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612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2020년 11월 5일(1조6218억원) 후 3년 만에 가장 많은 액수다. 코스닥시장에서도 1771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삼성전자에 쏠린 매수세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는 반도체에 쏠렸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3316억원, 102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한 금액의 80%가 이들 반도체 ‘투톱’으로 향했다. 기관도 두 종목을 각각 3732억원, 228억원어치 사들였다.

쌍끌이 매수세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1.98% 오른 7만22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3.15%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한화솔루션(7.75%), 씨에스윈드(5.92%)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주도 상승했다. 건설 자금을 차입으로 조달하는 신재생에너지 업체들은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커진다. 고금리 부담으로 눌려 있던 네이버(3.47%), 카카오(4.21%) 등 인터넷주도 반등했다.

2차전지주는 종목별로 엇갈렸다. LG에너지솔루션(3.32%) 삼성SDI(3.1%) 등 배터리셀 업체는 큰 폭으로 올랐으나 에코프로비엠(0.4%) 포스코퓨처엠(0.68%) 등 소재주는 장 초반 7~8%에 육박하던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돼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 흐름이 외국인 동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물가상승률이 둔화됐다고 해서 금리가 빠른 속도로 내려갈 것으로 속단할 순 없다”며 “매물 소화가 반복되며 변동성이 이어지는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