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격에 가족 전체가 사라져" 통곡 가득한 가자지구
캐나다에 사는 팔레스타인 출신 언론인 파레스 알굴은 가자지구에 사는 친척의 집이 폭격을 당해 일가친척 중 36명이 숨졌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이처럼 일가친척 구성원 중 10명 이상이 공습에 희생된 사례가 312가족에 이른다.
영국 비정부기구(NGO) '에어워즈'도 폭격 한 번에 일가친척 중 10명 이상이 숨진 경우 여러 건을 확인했다고 가디언에 밝혔다.
이 단체에 따르면 지난달 9일 자발리아 난민촌 인근 한 시장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을 당해 아부 아쉬키안의 집에서 13명이 무더기로 사망했다.
지난달 8일에는 알 나바힌 가족의 16명이 숨졌고, 지난달 14일에는 의사인 메드하트 마흐무드 사이담의 가족 중 25명이 희생됐다.
이처럼 가족 다수가 몰살당하는 참사가 잇따르는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꼽힌다.
우선 팔레스타인인은 여러 세대가 대가족을 이뤄 한 집이나 아파트 등 같은 건물에 모여서 사는 습관이 있다.
게다가 갈수록 전쟁이 격화하면서 공습을 피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로 여겨지는 곳이 워낙 적은 까닭에 살아남은 사람들이 한곳으로 몰려들고 있다.
여기에 가자지구 내 물과 식량, 연료가 고갈되면서 일가친척이 그나마 자원이 남아 있는 곳으로 모여서 지내다가 변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에밀리 트립 에어워즈 이사는 과거의 가자지구 공습에서도 한 가족 중 여러 명이 사망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이번 전쟁에서는 이 단체가 살펴본 대부분의 공습에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강도도 더 강해지고 민간인 지역에 대량의 폭탄을 떨어뜨리는 등 이전 공습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스라엘군이 과거 공습 때 민간인이 대피할 시간을 주기 위해 사전에 경고하곤 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사전 경고 없이 공습한 일이 많은 것으로 들었다고 덧붙였다.
BBC도 각자 일가친척 20명 이상이 한 차례 폭격에 사망한 영국 거주 팔레스타인인 3명의 사례를 전했다.
이 중 한 명인 팔레스타인 출신 작가 아흐메드 알 나우크는 지난달 22일 공습에서 아버지, 형제 2명, 자매 3명, 사촌 1명과 조카 14명 등 모두 21명의 일가친척을 잃었으며, 당시 숨진 사촌의 아내와 외동딸도 지난주 공습으로 추가로 숨졌다.
사망한 가족들이 묵던 곳은 가자지구 중부인 데이르 알 발라였다.
이스라엘군이 밝힌 대피장소인 와디 가자보다 남쪽인 데다 전에 공습 표적이 된 적이 없어서 가족들은 이곳이 안전하다고 여기고 함께 묵다가 참변을 당했다.
알 나우크는 4년 전 가족 모임에서 찍은 한 장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 사진에 나온 일가친척 어린이 10명 중 7명이 사망했다고 BBC에 말했다.
그는 "우리 가족은 사라졌다.
이제 자매 두 명만 남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가만히 서 있을 수도, 가만히 앉아 있을 수도, 밤에 잠을 잘 수도 없다"며 참담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는 "이는 정말로 모든 가자지구 사람들을 (이집트) 시나이(반도)로 쫓아내기 위한 계획"이라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밖으로 내몰기 위해 의도적으로 민간인들을 표적으로 폭격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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