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샤오메이친 조합과의 양자 가상대결 지지율 격차로 결정"

대만 총통 선거를 두 달가량 앞두고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侯友宜) 후보와 제2야당 대만민중당(민중당) 커원저(柯文哲) 후보 간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국민당 출신의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이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 카드를 제시하면서 두 후보를 압박했다.

11일 대만의 타이완국제방송((RTI)과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마 전 총통은 전날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賴淸德) 총통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 간 양자 가상대결에 대한 지지율 조사 방식으로 야권 단일 후보를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대만 야권 총통후보 단일화 협상 교착에 마잉주 여론조사 제안
구체적으로는 민진당 라이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거론 중인 샤오메이친(蕭美琴) 주미 타이베이경제문화대표처(TECRO) 대표가 민진당의 부총통 후보로 출마하는 것을 전제로, '허우유이 총통 후보-커원저 부총통 후보 대 라이칭더 총통 후보-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 '커원저 총통 후보-허우유이 부총통 후보 대 라이칭더 총통 후보-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 간 양자 가상대결의 지지율 격차를 토대로 야권 단일의 총통 후보와 부총통 후보를 결정하자는 제안이다.

마 전 총통 측은 자신의 제안을 국민당 지도부와 허우 후보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마 전 총통의 제안에 대해 국민당 지도부와 허우 후보 캠프는 모든 형태의 여론조사 방식을 존중한다면서도 민중당과의 정당 차원의 협상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민중당 커 후보 캠프도 마 전 총통의 제안을 환영한다면서도 내년 1월 총통 선거에서 야권의 승리 여부는 중도층의 여론에 달려있다고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국민당과 민중당은 지난 10월 15일부터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협상에 공식 착수했으나 후보 선출 방식 등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만의 총통 선거전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진당 라이 후보가 부동의 1위를 달리는 가운데 국민당 허우 후보와 민중당 커 후보 간 후보 단일화 성사 여부가 최대 변수로 남아 있다.

대만의 인터넷 매체인 '미려도전자보'(美麗島電子報·My-Formosa.com)가 대만 유권자 1천2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9일 발표한 총통 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 라이 후보는 3자 가상대결에서 37.7%의 지지율로, 허우 후보(26.8%)와 커 후보(21.3%)를 누르고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대만의 차기 총통 선거는 내년 1월 13일 입법위원 선거와 함께 치러진다.

당선인은 내년 5월 20일 차이잉원(蔡英文) 현 총통의 뒤를 이어 임기를 시작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