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온통 진분홍색…"접근 금지"
지난 8월 유례없이 큰 규모의 산불 피해를 봤던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한 야생 연못이 진분홍색으로 물들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와이 마우이섬의 케알리야 연못이 지난달 30일부터 분홍색으로 물들어 케알리야 연못 국립 야생동물 보호구역(Kealia Pond National Wildlife Refuge) 직원들이 물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미국 어류·야생동물관리국(USFWS)이 밝혔다.

USFWS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대형 연못의 수면이 온통 진분홍색을 띠고 있다. USFWS는 하와이주 수자원부·보건부와 협력해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당국이 물 샘플을 채취, 하와이대학교(UH)에 분석을 의뢰해 받은 예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할로박테리아'라는 단세포 유기체가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할로박테리아는 염분이 높은 수역에서 발견되는 유기체인데, 현재 케알리아 연못의 염분 농도는 70ppt(천분율 단위)보다 높아 바닷물 염분의 2배에 달하는 농도라고 당국은 설명했다. 할로박테리아 증식에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 지면서 물이 분홍색을 띠게 됐다는 분석이다.

하와이대는 할로박테리아의 정확한 균주를 파악하기 위해 추가 분석을 진행 중이다. 당국은 이 연못 색깔이 일반적으로 적조를 일으키는 독성 조류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정확한 원인이 파악되지 않은 만큼, 방문객들이 가까이 접근하거나 물속에 들어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하와이에서 가뭄이 계속되면서 섬 내 담수의 염분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졌다고 AP통신과 CNN은 보도했다.

지난 8월 8일 서부 라하이나를 휩쓴 치명적인 산불 이후 마우이섬의 약 90% 지역이 심각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당시 산불로 90여 명의 인명피해를 내, 1918년 미네소타주 산불(453명 사망) 이후 미국에서 발생한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다.

연못이 있는 케알리아 지역은 산불 피해를 본 키헤이 옆에 있는 곳으로, 섬 내에서 가뭄이 특히 심각하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지난달 발표한 올겨울 기후 전망 보고서에서 기후변화와 엘니뇨 때문에 하와이의 가뭄이 지속하거나 악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