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초 진짜 'AI 은행원' 나온다
시중은행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금융 서비스에 접목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기존 데이터 학습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생성형 AI 적용은 금융 산업의 신성장 동력 내지 금융 서비스 혁신의 핵심 축으로까지 불리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최근 실시간 금융 상담과 질의응답이 가능한 대화형 AI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과거의 유사 서비스는 단순한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챗봇과 주고받거나 음성 명령을 자주 묻는 질문(FAQ)으로 처리하는 정도였다면 지금은 친구와 대화하듯 상호 작용이 가능한 기술 수준을 바라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앞서 키오스크 형태로 선보인 AI 금융 비서 '꿀비서'를 모바일에 탑재하기 위해 내부에서 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공식 출시 전 일반 고객에게도 베타 테스트 참여를 개방해 서비스 고도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지주 계열사인 신한AI는 지난 8월 생성형 AI 기술과 금융 데이터 분석을 결합한 서비스인 '모물'(모르면 물어보세요) 데모 버전을 공개했다.

신한AI를 청산하기로 한 신한금융은 관련 업무를 각 그룹사로 이전해 서비스 개발과 출시 준비 작업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고객 상담 서비스 'AI 뱅커'를 출시하기 위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이달 중 구축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내년 3월께 은행의 기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우리WON뱅킹'에 이 서비스를 탑재해 예·적금 상품 상담 등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영업점 수준의 상담을 목표로 한다.

대고객 서비스 질 향상뿐 아니라 은행 경영 측면에서 효율화를 견인하는 지렛대로 AI를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팩스 등 이미지에서 텍스트를 자동 추출해 수기 입력 등 전산화 작업의 정확도를 높이고 시간을 절약해주는 광학 문자 인식(OCR) 도입이 대표적이다.

은행 내부에서도 생성형 AI 도입 시도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외부 정보기술(IT) 업체들과 내부 직원용 지식 챗봇에 생성형 AI를 도입하기 위한 개념 검증을 수행 중이다.

하나은행은 고객의 개인정보 유출과 악용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생성형 AI 활용도 추진하고 있다.

오순영 KB국민은행 금융AI센터장은 지난달 31일 한국은행 세미나에서 "업무 자동화로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인적 부하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들이 이런 서비스를 도입하는 배경에는 고객 이탈을 최소화하고 결과적으로 은행 매출을 증대할 수 있다는 기대도 깔려 있다.

맥킨지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생성형 AI 도입으로 은행 산업 매출의 2.8∼4.7%가 증가할 것"이라며 최고 3천400억달러(약 447조원)의 가치 창출을 전망한 바 있다.

오 센터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고객이 서비스 품질 개선을 체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은행 업무 속도가 빨라지고 은행원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