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아파트 전용면적 135㎡ 초과 대형 평수 가격이 작년 초 수준을 넘어서며 소형 평수와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전용 60㎡ 미만 소형 평수는 작년 초에 비해 10% 이상 하락한 데다 최근 거래량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자산가를 중심으로 한 대형 평수 수요는 늘었지만 서민이 대출을 끼고 매수하는 중소형 평수는 원리금 부담이 커지면서 수요가 줄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 대형 vs 소형 '디커플링' 왜?
9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월간 아파트 전용면적별 매매가격지수는 전용 135㎡ 초과 대형평수의 경우 지난달 100.84로 작년 초 수준(100)을 넘어섰다. 지난 6월(99.377) 반등한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세다. 작년 8월(102.3) 최고점을 기록한 뒤 하락세를 나타내다가 회복하고 있다.

전용 60㎡ 이하 소형은 지난달 87.073으로 연초 하락 폭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8월(86.692) 이후 소폭 올랐지만 대형 평수와의 차이는 갈수록 벌어지는 흐름이다. 매매가격지수는 중소형(전용 60~85㎡) 90.684, 중형(85~102㎡) 93.444, 중대형(102~135㎡) 93.873 등으로 평수가 작을수록 시세 하락 폭도 큰 경향을 보였다.

개별 단지로 보면 이 같은 경향은 뚜렷해진다.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는 지난달 16일 47억2000만원(35층)에 거래되며 9월(43억998만원)에 비해 4억원 넘게 올랐다. 강남구 압구정 신현대(9·11·12차)는 지난달 5일 전용 183㎡가 69억5000만원에 손바뀜하면서 최고가를 다시 썼다. 강남구 대치동 미도아파트 전용 128㎡는 9월 38억8000만원으로 한 달 전(36억5000만원)보다 2억3000만원 뛰었다. 같은 달 전용 161㎡는 42억7000만원으로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반면 관악구 관악드림타운 전용 59㎡는 지난달 7억원에 손바뀜하며 전달(7억4500만원)과 비교해 떨어졌다. 노원구 상계주공14단지 전용 45㎡는 지난달 23일 4억원으로, 8월(4억2000만원) 대비 소폭 내렸다.

면적대별 시세 차이는 금리와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위원은 “금리가 오르면 대부분 대출을 끼고 사는 중소형 평수 매수자의 부담이 커진다”며 “반대로 현금이 많은 자산가는 예금 금리 상승으로 자산이 불어나기 때문에 대형 평수 수요도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남권에 많은 대형 평수는 매도 물건이 많지 않아 그만큼 회복 속도도 더 빠르다”고 덧붙였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