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공매도 금지로 2차전지주들이 동반 폭등했다. 뉴스1
전날 공매도 금지로 2차전지주들이 동반 폭등했다. 뉴스1
2차전지주들이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동반 급등을 보여줬다가 하루만에 급락하면서, 향후 전망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아진 상태다. 다만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한 대부분의 펀드매니저들은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주가의 근간인 실적의 부진이 예고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7일 2차전지 대장주이자 셀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에 비해 10.23% 하락한 44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셀업체인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각각 7.91%, 7.07% 떨어졌다.

소재업체들도 급락했다. 포스코퓨처엠과 포스코홀딩스는 각각 11.02%, 11.02% 하락했다. 에코프로는 4.85% 떨어졌고, 엘앤에프도 15.29% 하락했다.

이날 급락에 대해서는 차익실현 매물에 따른 기술적 반락이라는 해석이 많다. 다만 전문가들은 2차전지주들의 약세가 펀더멘탈 측면에서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실적 둔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형운용사 공모펀드 매니저는 "펀더멘탈 측면에서 향후 6개월은 수요 부진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실제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을 직접 미팅해봐도 고객 수요 둔화나 투자 감소가 감지되고 있고, 회사 경영진 조차 눈높이를 어느정도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섹터자체의 장기전망과는 별개로 단기적으로는 매니저 입장에서도 펀드에 담기가 망설여진다"고 했다.

실제 증권사들도 2차전지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를 하향하고 있다. 증권사가 추정한 LG 에너지솔루션의 4분기 매출 전망치의 평균은 3개월전만에 해도 9조2253억원이었지만 최근에는 8조5727억원까지 떨어졌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3개월전 2조3644억원에서 2조1232억원으로 하향됐다.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등 다른 2차전지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한 헤지펀드 운용사 매니저는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해 관련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하향되고 있는건 전기차 시장 둔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업계의 마진 자체도 많이 낮아졌다"고 했다. 그는 "엘앤에프의 경우 지난 3분기 마진율이 1%대를 기록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테슬라발 투심악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테슬라는 글로벌 전기차 대장주로서 전기차 시장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테슬라 실적에 따라 관련 국내 기업들 역시 영향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의 4분기 예상 주당 순이익은 1.1달러~1.24달러 수준인데 이는 작년 같은분기(1.35달러)를 하회하는 것은 물론 시장 컨센서스(추정치)보다 낮은 수치다. 테슬라가 이같은 예상치보다 못한 '어닝 쇼크'를 발표한다면 국내 2차전지주들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한 사모펀드 임원은 "실적 베이스 없이 주가의 V자 반등을 기대할 수는 없다"며 "매출이 시장기대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