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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고금리와 강달러에 밀렸던 금과 은 등 귀금속 자산에 투자가 몰리고 있다. 중동지역의 무력 충돌을 계기로 안전자산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 현물은 8만4077.28원(g당)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달 말부터 연일 하락세를 보이던 금 시세는 지난달 5일 저점(7만8912원)을 찍고 상승 전환했다. 지난달 31일에는 8만7078.80원에 거래를 마치며 2014년 KRX 금시장 개장 후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도 금 선물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달 27일 종가 기준 12월물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했다.

중동 전쟁에 안전자산 뜬다…金 등 귀금속·ETF '뭉칫돈'
5월부터 줄곧 가격이 빠졌던 국내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10월 초 저점을 찍고 반등했다. 금 선물 지수의 수익률을 두 배 산정하는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는 지난달 6일부터 이달 3일까지 17.74% 뛰었다. 금 선물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KODEX 골드선물(H)’과 ‘TIGER골드선물’도 각각 9.04%, 8.85%의 상승률을 보였다.

은에 투자하는 ETF도 수익률이 올라가고 있다. 국제 은 선물 지수에 투자하는 KODEX 은선물(H)은 같은 기간 8.53% 올랐다. 금과 은 선물 지수 수익률에 연동된 TIGER금은선물(H)도 8.52% 상승했다.

금은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투자 수요가 줄어든다. 그러나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심화하면서 안전자산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전쟁을 계기로 불확실한 경제 전망이 부각되면서 자산을 분산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월가 헤지펀드 매니저인 폴튜더 존스는 “내년 1분기 미국 경제 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위험자산보다는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해야 한다”고 추천했다.

옥지회 삼성선물 연구원은 “지난달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금 가격은 안전 피난처 수요가 증가하면서 7개월 만의 최저치에서 반등했다”며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통화 정책 완화와 중동 분쟁으로 인한 금의 안전자산 랠리가 시작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에 투자하려는 수요는 점차 줄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달 금 ETF를 순매도했다. 9월에는 30억원 순매수했던 것과 반대되는 모습이다. 개인은 10월 한 달 동안 ‘KODEX 골드선물(H)’을 1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는 4억원, ‘TIGER 골드선물(H)’ ETF는 1억7000만원어치가량 팔았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