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된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에 대해 유죄평결이 내려졌다.

AP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뱅크먼-프리드의 7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라는 결론을 내렸다.

배심원단은 지난 15일간 이뤄진 증언을 청취한 뒤 이날 4시간에 걸친 숙의 끝에 인터넷 뱅킹을 이용한 사기, 돈세탁, 불법 선거자금 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된 뱅크먼-프리드의 유죄를 결정했다.

뱅크먼-프리드는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려 계열사 지원이나 호화생활 유지를 위해 사용했다는 혐의에 대해 '실수는 있지만 불법이나 고의가 아니기 때문에 무죄'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앞서 검찰은 뱅크먼-프리드가 2019년부터 FTX가 무너진 지난해 11월까지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려 FTX 계열사인 알라메다리서치의 부채를 갚고 바하마의 호화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봤다.

또한 정치인들에게 최소 1억 달러의 돈을 뿌리는 등 정치 후원금도 불법으로 제공했다면서 지난해 10월 그를 기소했다.

뱅크먼-프리드는 이번 유죄평결로 수십년의 징역형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뱅크먼-프리드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3월 28일 열린다.

데이미언 윌리엄스 뉴욕 남부연방지검장은 가상화폐 산업이 새로운 산업이고 뱅크먼-프리드 같은 업계 인사도 새로운 인물이지만 그가 저지른 사기행각은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범죄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뱅크먼-프리드의 변호인은 실망스럽지만, 배심원단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뱅크먼-프리드가 계속 무죄를 주장하는 만큼 끝까지 싸움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였던 FTX가 지난해 11월 대규모 인출 사태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출신인 뱅크먼-프리드는 작년 12월 FTX 소재지인 바하마에서 미국으로 송환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지난 8월 보석이 취소되면서 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고 있다.

고객돈 사기' FTX 창업자, 7개 혐의 모두 유죄 평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