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미니멀리스트의 식탁·처음 식물
▲ 미니멀리스트의 식탁 = 도미니크 로로 지음. 김수진 옮김.
지은이는 식품을 섭취하기 위한 준비 절차 이상의 의미가 요리에 담겨 있다고 여긴다.

그는 요리가 자신이 삶의 주인이라는 인식을 확보하도록 돕는 과정이며 최고의 치유법이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주방을 관리하는 방법과 조리에 관한 생각을 풀어놓는다.

책은 요리가 노동이 아닌 일상이 되도록 하라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 요리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공간을 쾌적하게 다시 꾸밀 것을 권한다.

그렇다고 TV 요리 프로그램에 나오는 것과 같은 화려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지은이는 1㎡도 되지 않는 주방을 사용한 적도 있었지만, 정리만 잘 돼 있다면 좁은 곳에서도 요리에 문제가 없다며 발상의 전환을 촉구한다.

조리기구는 필요한 것, 다용도로 쓸 수 있는 것을 남기는 방식으로 갯수를 줄이는 것이 요령이라는 것이다.

[신간] 미니멀리스트의 식탁·처음 식물
그는 식재료도 계획적으로 구입하고 메뉴는 간소하게 계획하는 것이 좋다고 역설한다.

또 요리하는 중간마다 조리 기구를 씻어서 식사를 시작할 때 주방이 전쟁터처럼 돼 있는 상황을 피하라고 덧붙였다.

책은 주방 생활과 요리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읽다 보면 프랑스 수필가이며 미니멀리즘의 선구자인 저자의 철학도 느낄 수 있다.

바다출판사. 232쪽.
[신간] 미니멀리스트의 식탁·처음 식물
▲ 처음 식물 = 아피스토(신주현) 지음.
오피스텔에 화분을 놓고 식물을 키우는 유튜버 '아피스토'(신주현)가 북향의 작은 방에 '정글'을 만들면서 겪은 일 등을 에세이로 엮었다.

그는 LED 조명으로 햇빛을 대신하고 덩굴 식물이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물이끼를 세척·건조해 만든 수태를 채운 벽을 설치해 300일에 걸쳐 벽을 초록색으로 물들이는 등 갖은 아이디어를 동원해 식물을 키운다.

책에 따르면 인공적인 환경에서 자라는 식물들도 변화에 섬세하게 반응한다.

지은이는 식물용 조명등을 새로 설치했더니 덩굴식물 푸밀라의 입이 붉게 변했다고 소개한다.

식물 등의 빛을 햇빛으로 착각해 붉은색 파장에 반응한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보고 푸밀라가 "잎이 그냥 활활 타오르고 있지 뭐야. 멋지지 않어"라고 말을 건넨 것과 같다고 해석한다.

책은 화분에서 이야기를 시작해 도시 재개발지구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 지구 등 외부 세계의 식물로도 시선을 확장해 나간다.

'식물 집사'를 자처하는 지은이는 흙에 스며든 물이 식물의 뿌리로 흡수돼 줄기를 타고 오른 뒤 잎의 숨구멍으로 나와 수증기가 되고, 수증기는 언젠가 다시 비가 돼 흙으로 돌아오는 순환에도 주목한다.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지에 관한 문제의식이 엿보인다.

미디어샘. 248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