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테마주까지 음모론에 끌어다 쓰는 제1 야당
“대통령과 대학 동문이 대표이사로 있는 ‘위즈코프’에 대한 특혜가 의심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24일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대안 노선)인 경기 양평군 강상면 인근 남한강 휴게소를 찾았다. 한국도로공사에서 짓고 있는 남한강 휴게소는 윤석열 정부 들어 민자 운영 방식으로 바뀌었다. 도심항공교통(UAM) 체험장, 글램핑존, 드론 경기장 등을 겸비한 국내 최초 첨단 휴게소를 조성하겠다는 취지에서다.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민간 업체 위즈코프에 운영권 특혜를 주려고 꾸민 계획”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이 제시한 의혹의 근거는 위즈코프가 과거부터 ‘윤석열 테마주’였다는 사실이다.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 업체인 위즈코프는 정승환 대표가 윤 대통령과 같은 서울대를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돼 왔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서울대 동문 44만 명에 포함된 여러 기업 중 유독 위즈코프가 왜 테마주로 꼽혔는지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인 테마주는 주요 정치인과 옷깃을 스친 관계만 있어도 특별한 이유 없이 주가가 요동치는 종목을 일컫는다. 주가 급등에 전혀 근거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위즈코프도 마찬가지다. 정 대표는 1963년생으로 1960년생인 윤 대통령과는 나이 차가 있다. 법학과인 윤 대통령과 달리 경영학과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동문이라는 교집합은 있지만, 나이도 학과도 다른 사실상 ‘남남’에 가깝다. 심지어 위즈코프는 윤 대통령이 정치권에 발을 들이기 전에는 ‘안철수 테마주’였다. 1962년생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대 의대를 나왔다.

결국 피해는 개인투자자 몫이다. 위즈코프 주가는 윤석열 테마에 2021년 주당 5681원까지 올랐다가 지금은 811원(25일 종가기준)으로 떨어졌다. 민주당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기업 가치가 올랐어야 정상이다.

민주당도 정치인 테마주의 허위성을 모를 리 없다. 그렇지 않다면 ‘이재명 테마주’가 왜 하필 이재명 테마주인지 먼저 밝혀야 하지 않은가. 한국 자본시장의 고질적 문제인 테마주까지 막무가내식 의혹 제기에 끌어다 쓰는 제1 야당의 품격과 수준이 못내 아쉬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