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이 마약밀수 척결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여행자 검사율을 강화하고 국제공조를 강화하는 등 ‘마약밀수 특별대책’을 추진한다. 그동안 마약밀수 단속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성과를 거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마약 밀수 때문에…여행자 수하물 검사 깐깐해진다
고광효 관세청장(사진 가운데)은 24일 전국 세관 마약 관계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대책을 논의했다. 우선 관세청 차장을 단장으로 본청과 전국 세관의 관련 조직을 아우르는 마약 단속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마약밀수 특별대책 추진단이 운영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관세청이 적발한 마약류는 493㎏으로 작년 같은 시기(383㎏)보다 29% 늘었다. 적발 건수는 501건으로 11% 줄었다. 적발 건수는 감소했지만, 적발 중량은 증가하면서 건당 적발 중량은 984g으로 늘었다.

건당 적발 중량(985g)은 역대 3분기 기준 최대였다. 밀수 경로별로 보면 국제우편이 243㎏(49%)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송(136㎏), 여행자(102㎏), 일반화물(12㎏) 등이 뒤를 이었다. 여행자 밀수 중에서 핸드캐리 수하물을 통한 밀수가 30%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관세청은 기내(핸드캐리) 수하물 일제 검사 확대 등 여행자에 대한 검사율을 두 배 이상 상향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검사율을 넘어설 정도의 고강도로 검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전신검색기 활용을 대폭 늘려 신체 은닉 등 마약밀수의 사각지대를 줄이기로 했다.

엑스레이 검사를 회피하기 위한 지능화된 은닉 수법에 대응하기 위해 마약류 은닉 의심 화물에 대해 적극적인 개장검사를 실시하고 파괴·해체검사 비율도 대폭 상향할 계획이다. 태국 및 네덜란드 관세 당국과의 합동단속 성과를 점검하고, 아세안·베트남 등 주요 마약류 공급국으로 공조 범위를 지속 확대함으로써 해외 마약 단속 거점을 확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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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효 관세청장은 “지금이 마약 청정국 지위를 되찾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며 “강화된 세관조치에 따라 우편·특송물품의 통관 지연 및 입국 때 불편이 다소 발생할 수는 있지만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나라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