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파트 주차장은 늘 부족할까…넉넉한 곳 따로 있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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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으로 '법정주차대수' 넘기 어려워
택지지구·도시개발구역 등 사업자 따라 여유있게 나오기도
택지지구·도시개발구역 등 사업자 따라 여유있게 나오기도
"매달 1만원 내고 주차 더할 수 있으면 무조건 하죠", "각 집에서 0.2씩 더하면, 다섯집에 주차가 추가되는 셈이잖아요. 이게 현실적으로 맞는 얘긴가요?", "집집마다 지정구역을 주고 2대 이상 하는 집의 공간은 빼놔야하는 거 아닌가요?"….
올해 수도권에서 입주한 A아파트. 입주초기에 다소 헐렁했던 주차관리를 강화하면서, 1가구당 추가되는 차량에 대해 관리비를 추가 부담 여부를 두고 입주민들의 단체 채팅방이 뜨거워졌다. A아파트는 법정 주차대수만큼 1가구당 1.2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한 아파트였다. 입주초기에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입주가 대부분 마무리되면서 늦은 밤 주차가 어려운 경우가 발생했다. 추가차량을 등록하면 월 1만원씩 관리비를 부과하겠다고 공지했지만, 1대 있는 가구들이 불만을 표출하면서 의견들이 분분한 상태다.
아파트의 주차 문제는 하루이틀된 게 아니다. 최근에 지어진 아파트는 대부분 100% 지하주차장화되어 있다. 쾌적하고 편리하지만, 그건 차량이 많아지기 전 얘기다. 기둥이나 피해야할 구조물이 있다보니 이중·삼중을 비롯해 통로 주차도 어려운 형편이다. 출입구 주변에 주차공간이 없어지면 지하로 더 내려가거나 빙빙 돌기가 일쑤다. 잠시 차량을 정차할 공간도 마땅치 않다. 택배차량이나 배달오토바이까지 오가는 와중이니 짐이나 사람들이 승하차할 여유도 없다.
낡은 아파트는 말할 것도 없다. 이중·삼중 주차가 가능하더라도 일단 주차라인에 들어간 차를 빼는 건 쉽지 않다.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의 지상주차장은 아침저녁으로 '미는 게 일상'이 풍경인 이유다. 비나 눈이 오는 궂은 날씨에는 차를 빼는 걸 아예 포기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전기차 충전공간까지 추가되면서 오래된 아파트의 주차공간은 더 줄어든 상태다.
주차문제가 심각한 건 통계를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실제 부동산R114가 K-apt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을 통해 관리비 공개 의무 단지 기본정보에 등록된 단지를 분석한 결과, 임대를 제외한 분양아파트의 세대당 주차대수는 1.10대로 집계됐다. 연식별로 살펴봐도 30년 초과는 0.68대, 21∼30년 이하 0.99대, 11∼20년 이하 1.30대, 6∼10년 이하 1.23대, 심지어 5년 이하 새아파트도 1.28대에 불과했다. 때문에 주거환경 만족도에서도 주차문제는 주거환경의 만족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문제시되고 있다. 국토연구원 주거정책연구센터가 올 8월 발표한 주거인식 조사자료에 따르면, 주거환경 만족도를 가장 낮추는 요소로 ‘주차공간’ 문제가 꼽혔다. 주차공간에 대한 만족도는 2.55점에 불과해 주택면적(2.63점)은 물론 층간소음(2.69점) 보다도 심각했다.
가구당 2대 이상의 차량을 가진 집이 많고 입주민도 넉넉한 주차공간을 원한다니, 해결방법은 간단하다. 주차공간을 늘리면 된다. 하지만 사업자 입장에서는 추가 공간을 확보하는 자체가 '돈'이다보니 한계가 있다. 법정주차대수가 정해져있다보니 간신히 이를 맞추는 수준에 그치는 게 대부분이다.
시장과 업계에서는 넉넉한 주차공간이 나오려면 '사업지'의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도심 재개발에서는 특히 여유 있는 주차공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재개발 아파트는 사업특징상 전용면적 59㎡ 미만의 소형면적들이 대거 분포될 수 밖에 없다. 소형면적의 가구수는 늘어나는 반면, 주차공간을 맘껏 늘리지 못하다보니 입주 이후에는 갈등의 소지가 되기도 한다. 제아무리 소형이라도 차량 한 대씩은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건축 또한 조합원들이 대부분 입주민이 되는 강남지역의 재건축이 아닌 이상은 대부분 '법정주차대수' 정도만 유지하길 바라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최근 법정주차대수를 넘어 비교적 넉넉한 주차대수가 공급되는 아파트는 '택지지구'나 '도시개발사업' 등 의지가 있는 사업자가 있는 곳에 기대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최근 비교적 여유 있는 주차공간을 제공했던 아파트였던 경기도 파주시에서 공급됐던 ‘운정자이 시그니처’는 2기 신도시인 파주운정신도시에서 공급됐다. 가구당 약 1.55대의 주차공간을 보유했다. 일레븐건설이 김포시 고촌읍 신곡6지구 A3블록에 공급하는 ‘고촌센트럴자이’는 가구당 1.35대의 주차공간이 마련됐다. 이 자리 역시 도시개발사업지다.
GS건설이 경기 이천시 증포 도시개발구역에서 공급하는 '이천자이 더 리체'는 가구당 약 1.6대의 주차공간이 공급된다. 여기에 전체 35% 이상을 확장형 주차공간으로 조성한다. 전용면적 84~120㎡의 558가구 규모로 조성되는 아파트다. 분양 관계자는 "단지가 중대형으로만 구성된 아파트다보니 공간을 여유롭게 조성하게 됐다"며 "약 1.6대의 주차공간은 최근 공급되는 일반 아파트 가운데서도 주차공간이 많은 편에 속하는 만큼 입주민들의 불편함이 최소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올해 수도권에서 입주한 A아파트. 입주초기에 다소 헐렁했던 주차관리를 강화하면서, 1가구당 추가되는 차량에 대해 관리비를 추가 부담 여부를 두고 입주민들의 단체 채팅방이 뜨거워졌다. A아파트는 법정 주차대수만큼 1가구당 1.2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한 아파트였다. 입주초기에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입주가 대부분 마무리되면서 늦은 밤 주차가 어려운 경우가 발생했다. 추가차량을 등록하면 월 1만원씩 관리비를 부과하겠다고 공지했지만, 1대 있는 가구들이 불만을 표출하면서 의견들이 분분한 상태다.
아파트의 주차 문제는 하루이틀된 게 아니다. 최근에 지어진 아파트는 대부분 100% 지하주차장화되어 있다. 쾌적하고 편리하지만, 그건 차량이 많아지기 전 얘기다. 기둥이나 피해야할 구조물이 있다보니 이중·삼중을 비롯해 통로 주차도 어려운 형편이다. 출입구 주변에 주차공간이 없어지면 지하로 더 내려가거나 빙빙 돌기가 일쑤다. 잠시 차량을 정차할 공간도 마땅치 않다. 택배차량이나 배달오토바이까지 오가는 와중이니 짐이나 사람들이 승하차할 여유도 없다.
낡은 아파트는 말할 것도 없다. 이중·삼중 주차가 가능하더라도 일단 주차라인에 들어간 차를 빼는 건 쉽지 않다.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의 지상주차장은 아침저녁으로 '미는 게 일상'이 풍경인 이유다. 비나 눈이 오는 궂은 날씨에는 차를 빼는 걸 아예 포기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전기차 충전공간까지 추가되면서 오래된 아파트의 주차공간은 더 줄어든 상태다.
주차문제가 심각한 건 통계를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실제 부동산R114가 K-apt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을 통해 관리비 공개 의무 단지 기본정보에 등록된 단지를 분석한 결과, 임대를 제외한 분양아파트의 세대당 주차대수는 1.10대로 집계됐다. 연식별로 살펴봐도 30년 초과는 0.68대, 21∼30년 이하 0.99대, 11∼20년 이하 1.30대, 6∼10년 이하 1.23대, 심지어 5년 이하 새아파트도 1.28대에 불과했다. 때문에 주거환경 만족도에서도 주차문제는 주거환경의 만족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문제시되고 있다. 국토연구원 주거정책연구센터가 올 8월 발표한 주거인식 조사자료에 따르면, 주거환경 만족도를 가장 낮추는 요소로 ‘주차공간’ 문제가 꼽혔다. 주차공간에 대한 만족도는 2.55점에 불과해 주택면적(2.63점)은 물론 층간소음(2.69점) 보다도 심각했다.
가구당 2대 이상의 차량을 가진 집이 많고 입주민도 넉넉한 주차공간을 원한다니, 해결방법은 간단하다. 주차공간을 늘리면 된다. 하지만 사업자 입장에서는 추가 공간을 확보하는 자체가 '돈'이다보니 한계가 있다. 법정주차대수가 정해져있다보니 간신히 이를 맞추는 수준에 그치는 게 대부분이다.
시장과 업계에서는 넉넉한 주차공간이 나오려면 '사업지'의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도심 재개발에서는 특히 여유 있는 주차공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재개발 아파트는 사업특징상 전용면적 59㎡ 미만의 소형면적들이 대거 분포될 수 밖에 없다. 소형면적의 가구수는 늘어나는 반면, 주차공간을 맘껏 늘리지 못하다보니 입주 이후에는 갈등의 소지가 되기도 한다. 제아무리 소형이라도 차량 한 대씩은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건축 또한 조합원들이 대부분 입주민이 되는 강남지역의 재건축이 아닌 이상은 대부분 '법정주차대수' 정도만 유지하길 바라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최근 법정주차대수를 넘어 비교적 넉넉한 주차대수가 공급되는 아파트는 '택지지구'나 '도시개발사업' 등 의지가 있는 사업자가 있는 곳에 기대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최근 비교적 여유 있는 주차공간을 제공했던 아파트였던 경기도 파주시에서 공급됐던 ‘운정자이 시그니처’는 2기 신도시인 파주운정신도시에서 공급됐다. 가구당 약 1.55대의 주차공간을 보유했다. 일레븐건설이 김포시 고촌읍 신곡6지구 A3블록에 공급하는 ‘고촌센트럴자이’는 가구당 1.35대의 주차공간이 마련됐다. 이 자리 역시 도시개발사업지다.
GS건설이 경기 이천시 증포 도시개발구역에서 공급하는 '이천자이 더 리체'는 가구당 약 1.6대의 주차공간이 공급된다. 여기에 전체 35% 이상을 확장형 주차공간으로 조성한다. 전용면적 84~120㎡의 558가구 규모로 조성되는 아파트다. 분양 관계자는 "단지가 중대형으로만 구성된 아파트다보니 공간을 여유롭게 조성하게 됐다"며 "약 1.6대의 주차공간은 최근 공급되는 일반 아파트 가운데서도 주차공간이 많은 편에 속하는 만큼 입주민들의 불편함이 최소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