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희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의 초등학생 자녀가 후배를 때려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혔다는 의혹이 20일 제기됐다. 김 비서관은 이날 사표를 제출했고 곧바로 수리됐다.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 비서관의 초등학교 3학년 자녀가 2학년 학생을 폭행해 출석정지 조치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학교장의 긴급조치로 가해 학생에게 출석정지 처분이 내려진 날 김 비서관 부인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 남편과 대통령이 함께 있는 사진으로 교체됐다”며 “대통령 측근의 위세를 과시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약 세 시간 뒤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실은 즉각 해당 비서관에 대한 공직기강 조사에 들어갔고, 조사를 위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 수행단에서 김 비서관을 배제했다”고 밝혔다. 이 조치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 대변인은 추가 브리핑을 통해 “김 비서관은 부모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국정 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표를 제출했다”며 “사표는 즉각 수리됐다”고 발표했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실이 당일 사표를 처리한 건 최근 악화한 민심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 비서관은 이벤트대행회사 대표 출신으로 지난 대선 때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홍보기획단장을 맡았고 지난 4월 비서관으로 임명됐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