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의 장 '국제치안산업대전'…무선 지능형 CCTV 등 선봬
CCTV에 머리만 보여도 '사람' 인식…정확도 높인 밀집분석 기술
인파로 복잡한 중국의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비추는 폐쇄회로(CC)TV 화면에 초록색 점이 떴다.

수십 명이 쉼 없이 이리저리 움직일 때마다 초록색 점은 사람들의 머리에 정확히 찍히며 사람 수를 셌다.

여러 사람이 겹치거나 시설물에 신체 일부가 가려져도 한명도 빠뜨리지 않았다.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업 노타(NOTA)가 컨소시엄을 이뤄 경찰청·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폴리스랩 2.0' 사업의 하나로 개발 중인 '다중운집 위험도 예측·분석 시스템'의 작동 예시다.

이 시스템은 CCTV를 기반으로 군중 밀집도와 흐름을 파악해 사고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지자체와 관계기관에 경고를 발송하는 원리다.

대전시가 운영하는 CCTV를 활용해 노타가 영상분석 기반의 밀집도와 유동 흐름을 자동 분석하면 아주대가 군중 밀집도의 위험도를 파악한 뒤 네이버시스템을 통해 유관기관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중요도가 높아지며 이미 상용화된 다중인파 분석 시스템과 가장 큰 차이점은 정확도다.

홍유신 노타 매니저는 "일반적으로 CCTV에 신체 전부가 나와야 사람으로 인식해 수를 세는데 이는 신체가 가려질 경우 제대로 판정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며 "현재 개발하는 기술은 머리만 화면에 나와도 사람으로 인식해 보다 정확하게 밀집도를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홍 매니저는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기술과 견줄 수 있는 수준의 국내 기술을 만들었다"며 "올해 시작해 앞으로 3년간 기술 고도화와 실증을 거쳐 실제 행정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노타를 비롯해 국내 기업들이 개발한 치안 분야 우수 기술과 제품을 19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리는 '제5회 국제치안산업대전'에서 둘러봤다.

CCTV에 머리만 보여도 '사람' 인식…정확도 높인 밀집분석 기술
경찰이 스토킹범죄를 비롯해 보복범죄 우려가 큰 피해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처음 도입한 '지능형 CCTV'도 많은 관람객의 관심을 끌었다.

이 기술은 외부인의 불법 침입을 피해자 스마트폰이나 112상황실에 실시간으로 알려 범죄를 예방한다.

이미 저장된 피해자 얼굴을 외부인 얼굴과 대조하는 방식으로 침입자를 인식해 피해자에게 알리고 침입자가 집 주변을 배회하거나 폭행하는 상황까지 감지한다.

시연을 맡은 경찰관이 지능형 CCTV가 달린 상태에서 담벼락으로 설정된 선을 넘어가자 피해자 스마트폰 화면에 '이상행동이 감지됐습니다'란 알림창이 떴다.

경찰관용 스마트폰에는 경고음이 울렸다.

경찰관이 현관문 앞을 서성일 때는 문 위에 달려있던 카메라가 이를 감지하고 피해자 스마트폰에 '주변에 배회가 감지됐습니다'란 알림창을 즉시 띄웠다.

경찰 관계자는 "기존 카메라는 유선이어서 문에 달려면 타공을 해야 해 집주인이 부정적인 경우가 많았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선 카메라를 개발했고 카메라 배터리가 다 되면 피해자가 바로 확인 후 경찰에 교체를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내년 말부터 도입하기로 한 '음주운전 방지장치'를 직접 체험해보는 기회도 마련됐다.

한 관람객이 차에 탑승해 네모난 휴대용 배터리처럼 생긴 장치의 센서에 입김을 2∼3초 불자 조금 뒤 'PASS'란 문구가 떴다.

술을 마시지 않아 운전해도 된다는 뜻이다.

그러자 처음 탑승했을 때 시동이 걸리지 않던 차에 바로 시동이 걸렸다.

같은 관람객이 전시업체 관계자로부터 소주와 물을 섞은 액체를 건네받아 한 모금 마신 뒤 장치에 입김을 다시 불자 이번에는 'FAIL' 표시가 떴다.

음주 사실을 확인한 차는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장치를 개발한 센텍코리아의 김도형 팀장은 "현재 음주운전 처벌 기준이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인데 이 장치는 0.02%까지 음주 상태로 인식한다"며 "상습 음주범이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것 외에 통학버스, 전세버스 등 여객운송사업자도 자발적으로 설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일반인도 가지고 다니며 마약 성분이 들어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휴대용 마약탐지 키트', 불법·적 드론을 자동으로 탐지·추적·식별해 무력화할 수 있는 '차량탑재형 통합 안티드론 시스템', 전국 경찰관서에 152대 도입돼 운영 중인 실종자 수색 드론, 무게를 1㎏ 가까이 줄이고 다양한 체형에 맞도록 개선한 신형 방검복 등이 전시돼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CCTV에 머리만 보여도 '사람' 인식…정확도 높인 밀집분석 기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