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지구, 서울 도심 최고 41층 복합단지로
서울 사대문 안 원도심에 있는 중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가 강북 최고층(41층) 높이의 빌딩 5개 동이 들어서는 도심 복합단지로 개발된다. 서울시는 기존에 6개로 나뉘어 있던 사업구역을 3개로 통합·확대하고 1만㎡ 규모의 개방형 녹지도 조성키로 했다. 이번 변경안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녹지생태도심’ 및 ‘서울 대개조’ 청사진이 세운지구에 적용되는 대표 사례다. 그동안 높이 규제와 정책 리스크로 노후화된 세운지구 일대가 초고층 스카이라인을 갖춘 대규모 녹지도시로 탈바꿈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강북 최고 41층 빌딩

세운지구, 서울 도심 최고 41층 복합단지로
서울시는 지난 17일 제9차 도시재정비위원회를 열고 중구 입정동 175의1 일대 세운 3-2·3, 3-8·9·10, 6-3-3 재정비촉진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18일 밝혔다. 변경안은 낙후된 지역을 고밀·복합개발해 지상의 풍부한 녹지와 어우러진 대규모 업무 인프라를 공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운3구역(개념도)과 6구역 내 해당 필지는 기존에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중·소규모 개발로 추진돼왔다. 서울시가 지난해 4월 발표한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에 따라 구역을 통합·확대해 개방형 녹지를 도입하는 것으로 계획이 변경됐다. 서울시는 용도지역을 중심상업지역으로 상향해 도심 기능을 강화하고, 건폐율 60%를 50% 이하로 줄여 지상부 개방형 녹지를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세운지구에 높이는 200m 안팎, 용적률 기준은 1500% 내외로 높이는 등 도시계획 규제를 기존 계획보다 두 배가량 완화했다. 예컨대 3-8·9·10구역은 용적률 1555% 이하·높이 203m 이하까지 개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구역 전체에 확보되는 개방형 녹지는 약 1만㎡에 달한다.

사업 시행자인 디블록(옛 한호건설그룹)은 3구역과 6구역 일대에 지상 32~41층 규모의 프라임급 오피스 5개 동을 신축할 계획이다. 최고 200m로 건물이 완공되면 서울 강북에서는 가장 높은 빌딩이 될 전망이다. 지하철 을지로3가역과 을지로4가역을 연결하는 지하상가는 폭을 30m 내외로 확대해 오픈 광장으로 조성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의 편의성을 높이기로 했다. 1층에는 쾌적하고 개방감 있는 로비를, 건물 최상층에는 남산 등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2개소를 조성해 시민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문화교류 공간, 벤처창업 지원 공간 등도 마련한다.

○서울 도심 랜드마크 기대

대지 43만9356㎡ 규모의 세운지구는 종각에서 퇴계로에 걸쳐 2·3·4·5구역과 6-1·2·3·4구역 총 8구역으로 나뉜다. 이전 오 시장 재임 시절인 2009년 세운상가군을 철거하고 8개 구역을 통합 개발하는 재정비 촉진 계획이 수립됐다. 이후 보존에 방점을 두고 171개의 중소형 사업지로 쪼개지면서 개발이 지지부진했다.

재취임한 오 시장이 세운지구를 녹지생태도심 전략의 ‘선도 사업지’로 정하고 초고밀 개발을 지원하면서 개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녹지생태도심 가이드라인에 따라 옥상정원과 중앙부 공원 등 녹지공간을 50% 이상 확보하면 높이 규제와 용적률 규제를 크게 완화해주는 식이다. 지난달 심의를 통과한 5-1, 3구역, 6-4-22, 23구역 역시 같은 기준을 적용받았다.

세운지구에서 활발하게 개발사업을 진행 중인 디블록은 세운 3구역과 5구역, 6구역에 조단위 금액을 투자해 서울 도심을 대표하는 친환경 복합개발지구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네덜란드 친환경 건축회사인 유엔스튜디오, 도심복합개발 조경설계 권위자인 제임스 코너 등 전문가 그룹과 손잡았다. 이 회사는 이미 3구역에 주상복합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 6구역에 오피스 ‘을지트윈타워’ 및 주상복합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를 준공해 운영하고 있다.

이유정/박진우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