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규제 최소화''농지은행 도입'주장한 이정환 前 농촌경제연구원장 별세
정부는 자유로운 선택에 의하여 새로운 농가의 창설과 기존농가의 퇴출, 도시자금의 유입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약요인을 제거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2003년 당시 이정환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은 '농업·농촌의 비전과 농정'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 전 원장은 이를 위해 △농지소유 규제 최소화 △부실농가 퇴출 지원 △농지은행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소농의 상대적 증가와 농지유동화 전략' '농기계보급 한일비교분석' '농촌 생활환경 정비방안' 등 한국농업의 미래에 대해 혜안을 제시했던 이정환 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GS&J인스티튜트 이사장)이 지난 15일 오전 9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7세.

이 전 원장은 연구원장을 떠난 후 사재를 털어 농업 분야 민간 싱크탱크 'GS&J인스티튜트'를 설립해 한국농업 발전을 지원했다. 이정환 이사장은 지난달 9월 12일 자 '농정의 정당성을 생각한다'라는 칼럼을 게재하기도 했다. 그는 이 칼럼에서 '환경·생태보전으로서의 공익직불제의 정당성을 다시 정부가 고려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칼럼은 결국 그의 마지막 유고 글이 됐다.

고 이정환 이사장은 1946년 경기도 광명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농대를 졸업한 후 일본 훗카이도대 대학원에서 농업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0년부터 농촌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부원장을 거쳐 2002년 2002년 5월 8일 제9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으로 취임해 3년 동안 국책연구기관을 이끌었다. 농촌경제연구원장 퇴임 후인 2006년과 2007년 한미 FTA 체결지원위원회 위원과 FTA 대책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한국농업의 여건 변화와 발전전략', '한국농업의 선택', '농업의 구조 전환 그 시작과 끝', '한국농업이 가야 할 제3의 길' 등 저서를 남겼다. 유족은 부인 조미선 씨와 사이에 아들 이운호 씨, 딸 이운영 씨 등이 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