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 ETF 승인' 가짜뉴스에…비트코인, 한때 3만달러 돌파 [한경 코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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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됐다는 가짜뉴스에 비트코인이 3만달러를 넘어섰다가 하락했다.

17일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오전 10시30분 현재 24시간 전 대비 0.54% 내린 3848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10시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소식이 전해지면서 30분 만에 8% 급등한 3만달러를 돌파했다. 이후 이 소식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서 가격은 다시 3만달러를 밑돌았다.

한국 시간으로 지난 16일 밤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X(옛 트위터)에 "SEC(미 증권거래위원회)가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했다"고 올렸다. 코인텔레그래프는 암호화폐 전문 매체 가운데 인지도가 높은 곳이다. 이 매체의 X 팔로어 수는 190만명에 달한다.

이후 블룸버그, 폭스비즈니스 등 미국 경제매체가 가짜뉴스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하락했다. 엘레노어 테럿 FOX 비즈니스 기자는 자신의 X에 "현물 비트코인 ETF 상품이 승인됐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님을 블랙록에서 확인해줬다"며 "그들의 상품 신청서는 아직 검토하에 있다"라고 전했다. 제임스 세이파트 블룸버그 분석가도 "아마도 이는 가짜뉴스라고 생각된다"며 "현재로서는 비트코인 ETF가 승인됐다는 소스를 찾을 수 없다"고 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REPORTEDLY(전해진 바에 따르면)'라는 문구를 추가했다가 한국 시간으로 이날 밤 11시께 글을 삭제했다.

불과 한 시간 동안 일어난 가짜뉴스 소동으로 1억4000만달러(약 1900억원)에 달하는 선물이 청산됐다. 암호화폐 분석 플랫폼 크립토랭크는 X에 "비트코인 ETF 승인에 관한 가짜뉴스로 1시간 만에 선물 롱포지션(매수)과 숏포지션(매도)을 합해 1억4000만달러가 청산됐다"고 전했다. 짧은 시간에 급등과 급락이 나타나면서 청산 규모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코인텔레그래프는 결국 "X에 잘못된 정보를 게재한 것과 그로 인한 영향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 매체는 SNS에 올라온 가짜뉴스를 보고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속보를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가짜뉴스 소동에도 시장에서는 SEC가 내년 초에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에릭 발츄나스 블룸버그 ETF 전문 애널리스트는 X에 "SEC가 내년 1월까지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를 승인할 확률이 90%라는 기존 전망은 변함없다"며 "'가짜뉴스'가 아닌 주목할 만한 팩트도 존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캐시우드 아크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SEC 직원들은 비트코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했다"며 "현물 ETF 승인을 방해하고 있는 것은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어 "게리 겐슬러는 지난 2021년 10월 청문회에서 비트코인 선물 ETF 관련 질문에 '직원들의 추천을 기대하고 있다'는 답을 했다"며 "그가 공개석상에서 '직원'들과 책임을 나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내년 1월까지 BTC 현물 ETF 승인 확률 90%의 근거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