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주택 공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달까지 주택 공급 실적이 올해 목표의 10%에도 못 미쳐서다. 착공과 공급 실적이 줄며 공급난 우려가 커지자 16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주택사업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공공주택 공급 늘린다더니…LH, 올 목표치 10%도 안돼
이날 김민기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주택착공 건수’ 자료에 따르면 LH의 올해 착공 목표는 2만1509가구지만, 지난 9월까지 실적은 1147가구에 그쳤다. 목표의 5.33% 수준이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8만4187가구에 달했던 착공 실적은 2020년 7만8804가구에 이어 2021년 2만5488가구, 지난해 1만8431가구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착공(1147가구) 물량 중 경기가 873가구로 가장 많았다. 경북(200가구) 전남(60가구) 서울(14가구) 이외 지역에선 아예 착공 실적이 없었다.

LH의 착공 실적이 크게 줄어든 것은 지난해 이후 급격히 오른 공사비와 건설경기 침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원자재 가격을 비롯해 공사비 상승 압박이 커지면서 사업지마다 착공 계획이 미뤄졌고, 사업성 확보를 위한 설계 변경에 공급 일정이 연기된 곳도 많았다. 20만 가구 공급을 목표로 한 LH 도시복합 공공주택 사업지 53곳 중 사업 승인을 받은 곳이 아예 없다.

공급 실적도 크게 줄었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공급 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공공주택 공급은 지난달 말까지 5995가구에 그쳤다. 건설형으로 6만 가구, 임대로 2만8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당초 계획과 비교하면 달성률은 6.8% 수준이다.

분양 물량이 감소하면서 지난해 주택 매출은 2021년보다 6조5281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사업 실적 부진과 지난해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으로 토지 매출도 1조3817억원 감소했다. 전체 매출은 2021년보다 7조7196억원 급감한 19조6263억원에 그쳤다.

LH는 실적 부진에 대해 “급등한 공사비로 과도한 사업손실이 예상되는 지구의 사업성 개선을 위해 불가피하게 착공을 내년으로 이월한 것이 착공 물량 감소의 원인”이라며 “원활한 주택 공급을 위해 사전청약지구는 계획대로 착공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LH 국정감사에선 주택 공급 관련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김수흥 민주당 의원은 “지방 주택 공급 물량이 부족한데 LH는 사업 계획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한준 LH 사장은 “지방 투자 여력이 제한돼 있지만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