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청한 날씨에 더욱 짙은 색 뽐내…800고지까지 '울긋불긋'
기상청, 이달 23일 단풍 절정 예상…사고 대비해 각종 준비 필수
'만산홍엽' 가을옷 갈아입은 설악산…등산객 발걸음 유혹
본격 가을을 알리는 설악산 단풍이 울긋불긋 물들어 정상을 오르는 등산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12일 설악산 국립공원은 이른 새벽부터 대청봉으로 향하는 등산객 발걸음이 설악동, 오색지구 등 저지대 탐방로 입구부터 줄을 이었다.

동이 트기 전 캄캄한 탐방로는 이들의 랜턴 불빛으로 곳곳이 빛났다.

초승달이 점점 낮아지고 어슴푸레 여명이 밝아오자 등산객 발걸음도 덩달아 바빠졌다.

해발 800m부터 단풍이 울긋불긋 물들기 시작하더니 점차 올라갈수록 짙은 색을 뽐내기 시작했다.

대청에 다다르자 중청 너머 공룡능선으로 이어지는 굽이마다 오색 단풍이 햇빛을 받아 만산홍엽을 이뤘다.

정상석에서 인증 사진을 찍은 등산객들은 내려가면서 탁 트인 시야로 보이는 황홀한 가을 색에 마음을 뺏겼다.

소청을 지나 봉정암 주변은 붉고 노란 단풍이 절정을 이뤄 산사의 가을 정취를 흠뻑 느끼기에 충분했다.

'만산홍엽' 가을옷 갈아입은 설악산…등산객 발걸음 유혹
탐방로에서 만난 권중형(83·서울 거주) 씨는 "고향 친구들과 함께 5년 만에 설악산을 찾았다"며 "80살이 넘은 나이지만, 새벽 3시부터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대청까지 올랐는데 단풍을 보니 아직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설악산은 대청봉(해발 1천708m)을 기점으로 지난달 말 첫 단풍이 시작됐다.

산 전체의 20%가 물드는 것을 첫 단풍으로 본다.

설악산 단풍은 통상적으로 9월 중순 대청봉 정상을 중심으로 시작해 중청과 소청, 천불동 계곡을 거쳐 소공원까지 내려온 뒤 10월 말에 끝난다.

현재 중청에서 바라본 단풍은 1천500m 고지대를 지나 서북, 공룡능선에서 절정을 이루고 있다.

설악산 단풍은 공룡능선과 천불동 계곡, 오색지구 주전골, 백담계곡에서 만끽할 수 있다.

대청과 소청에서 바라보는 공룡능선 단풍은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다.

'만산홍엽' 가을옷 갈아입은 설악산…등산객 발걸음 유혹
천불동 계곡과 주전골, 백담계곡에서는 하늘을 덮은 단풍을 즐길 수 있다.

이달 들어 단풍은 더 짙게 물들며 등산객을 유혹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달 23일께 설악산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강원지방기상청과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설악산을 비롯해 오대산·치악산·태백산 등 강원지역 유명산 탐방로의 단풍 실황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설악산에서는 매년 가을 등산객 사고가 속출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소방 당국은 산행 전 몸 상태를 확인해 체력을 고려한 산행을 해야 탈진이나 탈수 등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또 지도와 등산로를 꼼꼼히 살피고, 휴대전화 사용이 어려운 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119 신고 앱을 미리 설치하는 등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산홍엽' 가을옷 갈아입은 설악산…등산객 발걸음 유혹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