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가을철 추수 소식을 전하며 연일 ‘전례 없이 좋은 작황’을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식량 증산은 미미해 내부 선전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신문은 9일 “서해 곡창 황해남도에서 풍요한 작황을 거둔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고 있다”며 “알곡생산계획을 넘쳐 수행한 농장으로 전변된 것은 우리당 농업정책의 정당성과 생활력의 뚜렷한 증명”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 6일과 7일에도 올해 농사 작황이 대단히 좋아 식량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보도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식량 증산을 최우선 정책 과제로 삼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지시가 효과적이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알곡’을 올해 경제 분야에서 반드시 달성해야 할 12개 고지 중 첫 번째로 꼽을 만큼 식량 증산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북한은 예년에 비해 태풍에 따른 타격이 덜하고 연초부터 관개공사에 집중한 덕에 추수량이 늘어났을 가능성이 있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도 지난달 17일 “북한이 올해 상당히 괜찮은 수준의 수확량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식량 증가분이 크지 않아 만성적인 식량난을 해결할 수준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일연구원은 “올해 곡물 총생산량은 전년 총생산량(451만t)보다 증가하더라도, 증가분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북한의 수요량(약 550만t·세계식량계획 등 예상)에는 도달하지 못해 식량 부족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