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현지 소프트웨어 업체 인수해 '크리티컬 테크웍스' 설립
인포테인먼트·ADAS 등 디지털 전환 핵심분야 연구개발 담당

차체, 엔진 등 하드웨어 중심으로 발전해 온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미래차의 핵심 개념인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유망한 소프트웨어 전문 스타트업 등을 인수해 자회사로 만들어 시너지를 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신 소프트웨어 기술을 대거 탑재한 '뉴 5시리즈'를 최근 출시한 BMW도 2018년 포르투갈의 소프트웨어 기업 크리티컬 소프트웨어를 인수해 크리티컬 테크웍스(CTW)를 설립했다.

전통 완성차업체로서 BMW의 역량에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의 기술력을 결합해 자동차업계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겠다는 목표다.

지난달 15일 BMW 뉴 5시리즈 글로벌 공개 행사가 열린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만난 요헨 키르쉬바움 CTW 운영 총괄은 "하드웨어는 일단 만들면 끝이지만 소프트웨어는 이미 만들어진 자동차를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계속 특별하게 바꿔나갈 수 있다"며 차량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車소프트웨어 '무한경쟁' 시대…BMW의 포르투갈 전진기지
리스본과 포르투에서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 200여명이 근무하는 CTW는 차량 인포테인먼트 솔루션과 각종 디지털 서비스, 자율주행 및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차량 소프트웨어 운영체제(OS) 등 BMW의 SDV 전환에 필요한 핵심 분야에서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BMW가 지분 51%를 보유했다.

2020년 출시된 원격 차량관리 애플리케이션(앱) '마이BMW', 완성체업체로는 최초로 스포츠 경기(독일 분데스리가) 스트리밍을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 기능, 실시간으로 주변 충전시설 정보를 보여주는 내비게이션, 차량 내에서 대기해야 할 때 이용할 수 있는 게임 기능 등이 CTW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車소프트웨어 '무한경쟁' 시대…BMW의 포르투갈 전진기지
BMW의 차세대 전동화·디지털화 전략 및 이를 적용한 모델을 일컫는 노이에 클라세(Neue Klasse·뉴 클래스)에도 CTW의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이 투입된다.

내비게이션 인포테인먼트 화면에 표시되는 콘텐츠를 전면 유리에 투영하는 파노라마 비전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대표적이다.

키르쉬바움 총괄은 전통적 제조사인 BMW가 SDV 전환에 유리한 점에 대해 "BMW는 전 세계에 소프트웨어를 무선 업데이트할 수 있는 차량이 가장 많고, 내연기관, 순수전기차 등 파워트레인(동력계)과 무관하게 업데이트가 가능한 브랜드"라고 밝혔다.

포르투갈은 미국 실리콘밸리, 이스라엘 등처럼 IT 업종에서 낯익은 지역은 아니다.

BMW는 이곳에 소프트웨어 자회사를 설립한 이유에 대해 개발 역량과 지리적 요소 등을 두루 고려했다고 밝혔다.

키르쉬바움 총괄은 "15년 전 세계 경제위기를 겪은 포르투갈 정부가 교육과 공학 분야에 대대적으로 투자한 결과 소프트웨어 개발 인재풀이 상당히 풍부해졌다"며 "여기에 BMW 뮌헨 본사와의 거리도 상호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교류가 용이한 수준이라 포르투갈로 낙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뮌헨 본사와 CTW는 각자 다른 방식으로 일하지만 기업 전체적으로는 장벽이 없어 충돌하는 일 없이 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다양한 소프트웨어·디지털 분야에서 포르투갈 동료들이 기여한 바가 크고 효율적으로 협업하고 있는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車소프트웨어 '무한경쟁' 시대…BMW의 포르투갈 전진기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