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모습으로 등장…"긴 시간 사랑해준 한국 팬 감사"
판빙빙, '손가락 하트'…故윤정희에 한국영화공로상
송강호와 포옹한 주윤발…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안영화인상 수상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입니다.

주윤발 배우가 레드카펫에 도착했습니다!"
4일 오후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홍콩 톱스타 저우룬파(주윤발)가 모습을 드러내자 5천석의 객석이 들썩거렸다.

보타이를 매고 코트를 입은 채 등장한 그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관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관객들이 자신을 향해 손을 뻗자 일일이 악수해주기도 했다.

지난 7월 그가 사망했다는 가짜뉴스가 퍼지기도 했지만, 저우룬파는 건강한 모습으로 힘차게 레드카펫 위를 걸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호스트를 맡은 한국의 대표 배우 송강호가 저우룬파를 환한 미소로 맞았다.

두 배우는 포옹을 나눈 뒤 양손을 맞잡아 흔들며 서로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들은 객석에서도 나란히 앉아 개막식을 지켜봤다.

송강호와 포옹한 주윤발…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안영화인상 수상
송강호는 개막식에서 진행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시상식에서도 저우룬파에게 직접 트로피를 건넸다.

그는 "제가 이 자리에서 이분을 수상자로 호명할 수 있게 돼서 너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저와 비슷한 세대의 영화인과 영화 팬에게 잊을 수 없는 우상으로 남아 계신 분"이라고 저우룬파를 소개했다.

이어 "스크린 속의 영웅, 영화계의 큰형님이자 우리에게 영원히 기억될 분"이라고 말했다.

스크린에는 배우 류더화(유덕화), 지아장커 감독, 리안 감독 등 저우룬파의 전성기를 함께한 동료 영화인과 박찬욱 감독의 축하 영상 편지가 띄워졌다.

저우룬파는 감격에 겨운 듯한 표정으로 이를 지켜봤다.

무대에 오른 저우룬파는 "의미 깊은 상을 주신 부산국제영화제에 감사드린다"며 "긴 시간 사랑과 응원을 보내준 한국 팬들에게도 감사하다.

여러분의 건승을 빈다"고 말했다.

관객들은 힘찬 박수로 그에게 화답했다.

그는 트로피를 든 채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으며 한국말로 "김치"라고 외치더니 "기뻐요.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라고 말했다.

송강호와 포옹한 주윤발…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안영화인상 수상
이날 개막식에는 저우룬파 외에도 세계 각지에서 온 톱스타들이 자리를 빛냈다.

중국 배우 판빙빙은 한슈아이 감독의 '녹야'에서 호흡을 맞춘 이주영과 함께 레드카펫을 밟았다.

화려한 분홍색 드레스 차림으로 나타난 그는 '손가락 하트'를 하고 손을 흔들며 한국 팬들에게 인사했다.

주변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자 한동안 자리에 멈춰서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김창훈 감독의 누아르 영화 '화란'으로 돌아온 한류 스타 송중기는 동료 배우 김형서(비비), 홍사빈과 함께 레드카펫에 올랐다.

최근 개봉한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 주연 배우 임수정, 오정세, 정수정도 관객을 만났다.

'한국영화의 오늘: 파노라마' 부문 초청작인 '소풍'의 원로 배우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도 든든하게 자리를 지켰다.

넷플릭스 영화 '발레리나'의 전종서, 티빙 시리즈 'LTNS'의 이솜·안재홍, 디즈니+ 시리즈 '비질란테'의 유연석·이준혁 등도 등장했다.

송강호와 포옹한 주윤발…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안영화인상 수상
올해 한국영화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된 고(故) 윤정희의 남편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딸인 바이올리니스트 백진희도 모습을 드러냈다.

백진희는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받은 뒤 "오랜 시간 동안 여러분은 영화배우 윤정희를 사랑해주셨다"며 "어머니는 10여년을 중병과 싸워야 했지만, 이창동 감독의 '시'와 여러분의 애정이 멀리 계신 어머니를 행복하게 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윤정희의 추모 영상에 맞춰 직접 바이올린으로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를 연주했다.

개막식 사회는 배우 박은빈이 단독으로 맡았다.

함께 사회를 보기로 했던 배우 이제훈이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지만,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식을 진행했다.

영화제는 오는 13일까지 열리며 69개국에서 온 209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