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달 하순 ‘주택공급 활성화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올 한 해 분양 물량이 2018년(29만9390가구) 이후 5년 만에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민간의 경우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한 물량이 많아 연간 분양 물량이 30만 가구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

올해 신규분양, 5년來 최저
3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전국에 분양된 아파트(공공·민영아파트, 정비사업 조합원분 합산) 물량은 총 12만6345가구로 집계됐다. 2020년부터 작년까지 3년 연속해서 연간 분양 물량이 36만~39만 가구를 넘어선 것을 고려하면 4분기 남은 물량을 감안해도 부진한 실적이다.

전체 공급 물량의 54.6%에 해당하는 6만918가구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분양됐다. 연초 규제지역 해제와 분양가 상한제 지역 축소로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단지와 공공택지 등에서 청약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올해 1분기 평균 4.6 대 1이던 수도권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2분기에 12.5 대 1, 3분기에는 17.1 대 1로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아파트값이 오르고, 공사비와 분양가가 계속해서 상승하면서 서둘러 분양을 받는 게 낫겠다고 판단한 대기 수요자가 수도권 청약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방은 상대적으로 분양 실적이 저조하다. 최근 2년간은 수도권보다 지방의 물량이 많았으나 올해는 9월까지 지방 아파트 분양 물량이 5만7327가구에 그쳤다.

부동산R114 조사 결과 올해 4분기 분양 가능성이 있는 아파트 물량은 전국적으로 17만9000여 가구로 집계됐다. 앞서 분양된 12만6000여 가구를 합하면 올해 연간 최대 30만5000여 가구가 분양되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분양된 37만1000여 가구보다 17.8% 적은 규모다.

문제는 올해 계획 물량 중 분양 일정이 잡힌 곳은 11만7400여 가구에 그치고, 나머지 6만1600여 가구는 공급 시기가 유동적이라는 점이다. 통상 분양계획이 잡힌 곳도 정비사업 조합 사정이나 분양가 분쟁 등으로 이월되는 경우가 많아 올해 분양 물량은 5년 만에 30만 가구에 못 미칠 공산이 크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