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뮤지엄 한가운데 대자로 드러누운 '침 뱉는 분수'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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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뮤지엄 - 오스틴 리: 패싱 타임
무라카미 다카시도 반한 '컴퓨터 덕후'
아이패드·3D 프린터로 만든 조각·회화 눈길
"예술가는 권투선수처럼 전력을 다해야 성공"



MZ세대 컬렉터들에게 사랑받는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도 그의 매력에 반해 자신의 갤러리 카이 카이 키키에서도 개인전을 열어줬다. 미국 대표 큐레이터 제프리 다이치의 갤러리에서도 개인전을 열었다. 이번 롯데뮤지엄 전시를 위해 리는 특별히 작품에 맞춰 재생되는 음악들도 직접 컴퓨터를 통해 만들었다.


미술관 중간중간 관객들로 하여금 앉아 쉬어갈 수 있게 만든 벤치와 의자들도 모두 리가 3D 프린터를 통해 만든 작품이다. 관객들은 실제로 동영상을 보고 작품을 감상할 때 그의 작품인 의자에 앉아볼 수 있다.

그는 전시장 앞에서 "권투와 예술은 닮은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어떤 일이든 성취에 이르기 위해서는 노력과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술 세계에 들어와서도 리는 자신의 작품에 보다 새로운 기술을 접목시키기 위해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의 과정을 거쳤다. 이 시간을 겪으며 그는 운동선수 생활과 작가 생활이 전력을 다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닮았다고 느꼈다고.

뿐만 아니라 이번 전시에 나온 리의 '워리어'라는 조각은 보자마자 로댕의 조각상 '생각하는 사람'이 떠오를 만큼 비슷한 구석이 많다. 이 작품 또한 로댕의 작품을 오마주해 만들었다. 역시 3D 프린터로 조각의 거푸집을 만들고 그 안에 청동을 채우는 방식으로 제작했다.

나가는 커튼을 열기 직전에 마주한 방은 세 면의 벽이 모두 몰입형 애니메이션으로 채워졌다. '플라워 힐'이라는 제목을 가진 작품에는 이름 그대로 동산에 붉은 튤립들이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꽃들에는 모두 눈 코 입과 손발이 달렸다. 이들은 마치 애교를 부리듯 손으로 볼을 감싼 채 씰룩거리며 춤을 춘다. 동산에는 시간에 따라 해가 떠오르고, 또 해가 지면 전시장 전체가 한밤중처럼 깜깜하게 변한다.
이 작품은 작가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2023년 첫날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짧은 동영상에서 확장됐다. 이 전시가 12월 31일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작품 속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2024년 새해를 맞이하라는 리의 신박한 의도가 담겼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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