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 날'을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창설'이라는 단어가 함께 떠오른다.

하지만 역사 속 10월 1일은 국군 창설이 아닌 북위 38도선(38선)과 관련 있는 날이다.

국군의 날은 6·25 전쟁 당시 국군이 38선을 돌파한 날(1950년 10월 1일)을 기념하고 각각 달랐던 육해공군의 창설 기념일을 통합하기 위해 1956년에 제정된 기념일이다.

1945년 8월 일본의 패망으로 해방된 한반도는 이어 미국과 소련에 의해 38선 이남과 이북으로 분단됐다.

한국전쟁은 38선에서 시작됐지만 남한이 개성을 제외한 38선 일대 대부분 지역을 수복하면서 현재 38선 지역은 비무장지대(DMZ) 이남에 자리하고 있다.

이에 경기 북부 접경지 곳곳에는 38선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픽! 포천] '국군의 날'이 유래된 38선의 평화로운 현재
포천시 영중면 양문리의 38선 푯말이 있던 곳은 현재 평화로운 농경지다.

황무지가 가을이 익어가는 논으로 바뀌었을 뿐 철원 방면의 산 능선은 여전히 그대로다.

전쟁 발발 직전에 촬영된 흑백사진 속 38선 푯말은 한글은 없이 영어와 러시아어, 한자로만 돼 있다.

이 경계선이 이곳에 살던 사람들의 뜻과는 무관하게 그어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픽! 포천] '국군의 날'이 유래된 38선의 평화로운 현재
[픽! 포천] '국군의 날'이 유래된 38선의 평화로운 현재
남북 대결의 상징이었던 경계선은 이제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양문리의 삼팔선휴게소에는 그 이름에 걸맞게 38선 표지석이 설치되어 있다.

이 휴게소 앞을 지나 한탄강으로 흘러드는 영평천이 당시 38선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포천시는 지난 2016년부터 영평천을 따라 38선 역사체험길을 조성하기 시작해 지난해 완공했다.

탐방객들은 16.42㎞의 산책로를 거닐며 영평천 일대의 풍경뿐만 아니라 38선의 역사를 설명한 각종 조형물을 통해 분단의 역사를 느껴볼 수 있다.

(글·사진 = 임병식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