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높은 코로나19 봉쇄정책·과도한 재정지출로 비판도
호주 빅토리아주 총리, 9년 장기집권 끝에 사임…"때가 됐다"
약 9년 동안 호주 빅토리아주를 이끌었던 대니얼 앤드루스(51) 주 총리가 전격 사임했다.

26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앤드루스 주 총리는 이날 예고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27일 오후 5시부터 주 총리와 빅토리아주 의원직을 모두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때가 됐다"며 "이 놀라운 특권과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줄 때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골프를 치며 보지 못 한 책들을 쌓아 놓고 읽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사임 소식에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그는 깊은 신념, 큰 연민, 치열한 결단력을 가진 사람"이라며 "빅토리아주 총리로 일하면서 이러한 자질을 모두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앤드루스 주 총리는 2002년 멀그레이브 지역구에서 빅토리아주 의회에 진출했고 2010년 빅토리아주의 노동당 당수가 됐다.

2014년 선거에 승리하며 빅토리아주 총리에 올랐고 지난해까지 3번의 선거에서 모두 승리할 만큼 신임을 얻었다.

노동당 출신 빅토리아주 총리로는 가장 오래 재임한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주도 멜버른을 총 262일 동안 봉쇄하는 등 강경책을 펼쳐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 재임 기간 과도한 재정 지출로 주 정부 부채가 세입의 약 200%에 달할 만큼 재정 상황이 악화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빅토리아주는 지난 7월 예산 부족을 이유로 2026년 영연방경기대회(코먼웰스 게임) 유치를 포기하기도 했다.

빅토리아주 노동당은 27일 회의를 통해 앤드루스 주 총리의 후임자를 정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