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서 아빠와 함께 숨진 5살 딸…국과수 "질식사"(종합2보)
인천 빌라에서 부녀가 숨진 채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9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9시 45분께 인천시 남동구 주택에서 60대 남성 A씨와 그의 딸 B(5)양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로부터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는 A씨 가족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숨진 부녀를 확인했다.

현장에서는 A씨가 극단적 선택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물품이 나왔으나, B양의 몸에서는 눈에 띄는 외상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A씨와 B양의 시신을 부검한 뒤 "코와 입이 폐쇄돼 질식사했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B양의 코와 입을 막아 숨지게 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부검 결과를 토대로 A씨가 B양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조사 결과 A씨는 몇 년 전 해외에서 외국인 여성 C씨를 만나 B양을 낳은 뒤 따로 살다가 지난해 2월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C씨는 지난해 3월 국내로 입국해 A씨와 함께 살다가 지난 6월 별거를 시작하면서 주말에는 아버지 A씨가, 평일에는 어머니 C씨가 딸을 돌봐왔다.

C씨는 별거 후 "남편으로부터 폭행과 협박을 당했다"며 A씨를 경찰에 고소한 상태였다.

경찰은 조사 결과 A씨가 폭력을 저지른 정황이 있는 것으로 보고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으며, 지난 7월 법원이 보호처분을 내리는 '가정보호사건'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 17일 숨진 채 발견되기 직전 C씨에게 '네가 나와 딸을 죽이는구나'라며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B양은 평소 유치원에는 빠지지 않고 잘 등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