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캐나다 함정도 참가…국민참관단, 독도함서 박수갈채
[현장] 역사 바꾼 73년 전 그날…인천상륙작전 역대 최대 재연
73년 전 한국전쟁의 판도를 바꾼 인천상륙작전이 15일 인천항 앞바다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재연됐다.

실제 병력이 투입되는 인천상륙작전 재연행사는 그동안 인천 월미도 해안에서 열렸으나 올해 처음 해상에서 이뤄졌다.

이번 재연행사는 2016년 이후 7년 만에 재개됐다.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우리 해군의 1만4천t급 대형 수송함인 마라도함을 필두로 미국과 캐나다 함정 2척이 나란히 인천항 수로로 들어오며 작전의 서막을 알렸다.

미 해군 강습상륙함인 아메리카함과 캐나다 해군 호위함인 밴쿠버함은 웅장한 위용을 뽐내며 상륙 준비태세를 점검했다.

함정들이 준비를 마치자 상륙 목표 지점인 팔미도 정찰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남해함과 강경함이 바닷속 지뢰(기뢰)를 찾아내 폭파하는 소해 작전을 펼치자 해군 구축함도 함포를 쏘며 엄호했다.

바다에서 연신 '펑'하는 기뢰 폭발음이 이어지자 "상륙 돌격을 시작하겠다"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그 틈을 타 최정예 특수부대인 해군 특수전전단 대원들이 고속단정을 타고 바다를 가르며 팔미도 해안으로 돌격했다.

침투용 고무보트 12척과 돌격용 장갑차 9대도 대원들을 싣고 빠른 속도로 뒤따랐다.

곧이어 팔미도 등대를 탈환한 해군 대원들이 불빛을 점등하며 역사적인 인천상륙작전의 신호탄을 쐈다.

[현장] 역사 바꾼 73년 전 그날…인천상륙작전 역대 최대 재연
이때 적진 깊숙이 침투할 수 있는 헬기 8대도 공중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헬기에선 반짝이는 불빛 모양의 신호탄이 터져 나왔다.

순간 바다에서 돌진하던 장갑차에서도 적을 교란하기 위한 황톳빛 연막탄이 굉음과 함께 퍼졌다.

대형수송함인 독도함에서 작전을 지켜보던 국민참관단 사이에서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뒤이어 장갑차가 섬에 도착하자 대원들이 빠르게 내려 상륙 목표 지점을 확보했다.

성공 가능성이 5천분의 1에 불과하던 인천상륙작전이 결실을 보는 순간이었다.

무사히 섬에 도착한 우리 장병들이 태극기를 게양하고 경례를 하며 30분간의 인천상륙작전 재연이 마무리됐다.

해병대 간부 1기로 인천상륙작전에 참전했던 이서근(101)씨는 영상 회고사에서 "당시 미 해군 대령이 나와 '이 지도를 주목하라. 우리는 인천으로 가고 있다'고 하는데 (내가) 가서 죽을 장소가 인천인가보다 했다"며 "이걸 제대로 못 해내면 죽는다는 걸 알면서도 뛰어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스스로 대한민국 군인이었다는 사실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더 발전한 국가, 더 좋은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월남전 참전용사인 송일영(78) 대전해병대연합회장도 "과거 선배들의 고생을 떠올리니 가슴이 뭉클하다"며 "우리나라의 역사를 다시금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고 감동을 전했다.

이날 인천상륙작전 재연행사에는 우리 해군 함정 20여척과 미·캐나다 해군 함정 2척, 항공기 10여대, 장비 10여대가 참가했다.

재연 전에는 윤석열 대통령, 유정복 인천시장, 한국전쟁 참전용사 등이 노적봉함에서 열린 전승기념식에 참석해 용사들의 희생을 기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