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명 실종 모로코 SOS 소극적 이유는?
강진으로 2천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북아프리카 모로코를 돕기 위해 각국이 발 벗고 나섰다.

10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교부 장관은 이날 모로코로부터 공식 지원 요청을 받았다며 현지에 구조 인력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알바레스 장관은 카탈루냐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날 새벽 모로코 측에서 원조를 요청하는 전화를 받았다며 "모로코가 필요로 하는 만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로코가 서방 국가에 지원을 공식 요청한 건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스페인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바레스 장관은 "우선은 최대한 많은 생존자를 찾아 구하는 게 시급하기 때문에 수색 및 구조팀을 투입할 것"이라며 "추후 재건 과정에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바레스 장관은 자세한 지원 규모를 밝히지 않았으나, 내무부 대변인은 수색과 구조 작전을 돕기 위해 군 긴급구조대(UME) 65명을 즉각 파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는 리옹의 소방관들이 자원봉사팀을 꾸려 이날 오전 현지에 도착했다.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봉사팀은 구조, 지원 및 수색 전문가 4명과 간호사 1명, 수색견과 그 조련자로 구성됐다. 이들은 마라케시에서 약 50㎞ 떨어진 지진 피해 현장에서 구조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모로코 당국의 공식적인 지원 요청이 없어 도움을 주려는 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모로코 정부가 이번 재난을 스스로 헤쳐 나갈 역량이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해외 지원을 받는 데 소극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모로코 당국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개입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프랑스 외무부 대변인도 이날 프랑스앵포와의 인터뷰에서 "모로코가 아직 국제적 지원을 요청하진 않았지만, 원조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현재 모로코 당국과 접촉 중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