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펑' 백광산업 전 대표 "횡령 혐의 원칙적으로 인정"
'트래펑' 제조사 백광산업의 김성훈(55) 전 대표 측이 법정에서 회삿돈 횡령 혐의를 인정했다.

김 전 대표의 변호인은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최경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횡령 부분은 원칙적으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배우자의 소득세 등을 대납한 부분은 법리적으로 횡령이 성립되기 어렵다.

출금전표 파쇄에 따른 증거인멸교사 혐의에 대해선 고의가 없었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분식회계 공범으로 지목된 회계 담당 임원 박모(63)씨 측도 "백광산업과 관련한 혐의는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백광산업 자금 229억여원을 사적으로 유용하고 이를 숨기기 위해 회계장부를 거짓으로 꾸미는가 하면 회계감사를 방해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로 지난달 8일 구속기소됐다.

그는 2011년부터 올해 4월까지 회삿돈 약 169억원을 현금으로 인출해 본인과 가족의 증여세 등을 납부하고 법인카드로 가족 해외여행 경비 20억원 등을 결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거지 가구비, 배우자 개인 운전기사 급여, 자녀 유학비 등도 회삿돈으로 충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전 대표는 2020년 3월부터 3년여간 횡령한 현금의 구체적 출납 경위가 적힌 전표를 파쇄하도록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받는다.

김 전 대표는 올해 6월 기준 백광산업 지분 22.6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난 3월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연합뉴스